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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하 Jun 19. 2023

이직 시, 유관 경력은 중요할까?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면

최근 이런 기사를 접하게 됐다.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서 글로 한 번 끄적여볼까 한다.


위 기사 말미에 이런 문장이 눈에 띈다.

‘경력’은 과거형이지만 ‘태도’는 현재형이다.


생각에 잠겨본다.

유관 경력이 과연, 나 또한 이직하고 나서도 기존의 유관 경력들이 유효하게 발현됐던가? 더불어 이런 경험들이 이직에 도움이 되었던가?


나의 경우는 인터뷰어, 인터뷰이 두 가지 경험으로 나뉠 수 있겠다. 두 입장 모두 적어보겠다.

(유관 경력, 유관 경험 등 유사한 용어들이 뒤섞여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Interviewee

구직자가 되는 경우


확실한 것은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와 이전 경력이 유사한 곳의 서류합격률이 확연히 높았고 질문 또한 유관 경력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유사한 경험은 확실하게 어필이 됐던 것 같다.


물론 유관 경력이 없는 회사에도 인터뷰를 본 경험도 있는데, 부족한 경력은 업계에 대한 관심도로 어필을 했고 기존의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발전시키겠다는 식의 답을 준비했던 것 같다. 그러나 비율로 따져보면 확실히 유관 경력이 있는 회사가 서류든 인터뷰든 합격률이 높았다.


그렇게 입사를 하고 나면 기존의 유관 경력이 충분하게 도움이 될까? 일부 객관적으로 공공연하게 퍼진 정보를 많이 알고 있거나, 경험으로만 체득이 필요한 업무라면 검색하는 시간이나 다시 처음부터 경험해 봐야만 알 수 있는 시간비용을 줄일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많은 경우 기존의 경험과 다르게 오퍼레이팅 되거나 또 다른 인사이트를 가진 사람들에게 체득하는 게 더 많은 것 같다. 회사에서 사용되는 용어나 툴, 사고방식 모두 이직한 회사의 룰에 맞게 재세팅해야 하다 보니 기존의 경험을 고집하거나 갇혀있으면 적응이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이직은 3개월이 가장 힘들고, 이때 기존의 경험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탈을 한다. 그러나 열린 마음으로 3개월간 병아리처럼 어미닭을 따르며 흡수하고 새로운 터전에서 적응이 끝나면 그때부터는 기존 경험+새로운 경험이 쌓여 새롭게 레벨 업된다. 기존의 유관 경험은 그저 하나의 아이템으로 보관됐을 뿐이다. (다음에는 아이템을 늘리는 방법을 글로 써봐야겠다!)


정리하면, 구직자로서 유관 경력은 서류나 인터뷰 진행 시 제법 도움이 된다. 그러나 구직 후에 기존 유사 경력이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본인의 마인드와 태도에 달린 것이라고 본다.



Interviewer 

채용하는 입장이 되는 경우


아무래도 이제 나도 짬바(?)가 차다 보니 내가 구직활동을 다니는 것보다는 인터뷰어로 참여하게 되는 시간이 훨씬 많아서 이쪽에 대해 더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지원자의 유관 경력은 서류 검토 시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질문의 대답은 언제나 Yes였다. 수많은 지원자를 검토해 본 입장에서 유관 경험은 첫 텍스트 대면으로 중요하게 작용했던 요소다. 나는 특히 학교나 회사이름을 크게 중시하지 않아서 더 중요하게 봤던 것 같다.


그렇게 합격한 지원자의 인터뷰 진행 시, 과거 경력이 얼마나 우리 팀과 맞닿아 있는가를 들여다보며 인터뷰에 임했다. 유관 경험이 많으면 아무래도 우리 팀에 와서 별다른 온보딩 공수 없이 잘 해내겠지?라는 내면의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유관 경력 없이 채용한 사람도 많다.


그렇게 기대를 안고 지원자가 들어오고 온보딩 공수가 정말 적었는가 생각해 보면 ‘글쎄...’다. 유관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보이는 사람도 있고, 아무 상관없구나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다.


내가 있는 이커머스 업계를 예시로 들겠다. 이커머스는 도메인이 복잡하게 엮여있는 업종이다. 상품, 주문, 회원, 정산 등의 업무단위 도메인이 쪼개져있고 플랫폼의 경우 셀러와 유저 도메인으로 또 한 번 나뉜다. 서로 다른 도메인이 뒤섞여 심리스 하게 운용된다. 그렇기에 유관 경험을 유달리 중요하게 보는 분야이기도 한 것 같다.


그렇게 이커머스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채용했을 때 유관 경험이 확실히 기대처럼 별도 온보딩 없이 움직여주는 부분이 존재했다. 회사의 룰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보니 기존의 기획팀과 조금 상이한 용어나 툴을 적응하는 시간은 필요했지만, 나름대로 커머스의 기초 생리에 대해 알고 있고 업무에 접목해 끌고 나가는 힘이 있다. 즉, 결과적으로 쌓아온 경험을 기반으로 일을 한다. 때문에 무난히 적응한다.


그럼 이커머스 경험이 없는 경우는 어땠을까? 딱 떠오르는 몇몇 친구들이 있는데 이커머스의 뼈대는 모르지만 구조적인 고민을 항상 하고 공감능력이 뛰어나 본인을 서비스의 유저로 투영하며 일을 한다. 이런 사람들은 기술적으로 약간 이해가 더딜 수 있지만 기존의 이커머스 영역에서 뛰던 사람들과 다른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고 창의적이다. 부족한 도메인 지식에 대한 불안보다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지에 집중하는 것 같다. 치열하면서 야무지다.


이런 사람들과 일을 해보면 이커머스 경험의 유무는 전혀 무관한 것 같다. 솔직히 암만 이커머스라 해도 어차피 웹 아니면 앱이다. 플로우와 구조만 알면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 차근차근 익혀가면 된다. 도메인에 대한 지식보다 ‘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말이 이런 사람들을 보고 말하는 것 같다.


정리하면, 채용하는 입장에서 유관 경력은 서류나 인터뷰 진행 시 반드시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입사 후기존 유관 경력은 하나의 과거 경험일 뿐이다.




요즘 내 최대 관심사가 ‘이직’이라서 해당 기사가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아주 잠시, 창업할까 머릿속에서 스케치를 했었는데 아직은 좀 더 현업에서 쌓아야 될 아이템이 남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요즘은 특히 사업전략, 정산, 법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회사로부터 제안이 왔다. 평소 눈여겨보던 기업이라 흔쾌히 승낙을 했다. 그런데 그 이후 진척이 되질 않는다. 뭐지 이 무례함은.. 뭐, 급할 거 없으니까 평소처럼 일에 집중했고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달래며 잊고 지내고 있었다.


그렇게 1주가 지나고 전화가 온다. 담당자가 휴가인데 후보자님이 너무 자신의 회사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한다. 그래서 물었다. 내 경험이 그쪽 회사와 딱 맞아떨어지는 ‘유관 경력’이 아닌데 괜찮겠냐고 몇 번이고 물었다. 그럼에도 나를 꼭 필요로 한다고 하니 알겠다고 하고 기존에 정리해 놨던 이력서를 보냈다. 그렇게 또 꼬박 일주일이 흘렀다.


잊을 때 즈음 또 연락이 왔다. 자신들의 to가 있는 현업 부서에서 검토를 했으나 아쉽게도 인터뷰를 원하지 않는다고. 예상대로다. 유관 경력이 서류 시 도움이 된다는 것은 구직자든 면접관이든 확실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물론, 유관 경력으로 이력서를 재배치했다면 결과가 다를 수 있겠지만 하지 않았다. 그저 회사이름 보고 가는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경력이라도 어떤 부분에서 내가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으면 불렀겄지.


(TMI)

이 소식을 친한 후배에게 이야기하니 어떻게 언니 같은 시니어를 떨어뜨릴 수 있냐고 나보다 더 화를 낸다. 요즘 시니어는 무조건 모셔간다는 오해가 약간 있는 것 같은데, 시니어도 많이 떨어져요... 상심하지 맙시다!


구직자, 면접관으로서 경험과 최근 나의 서류 탈락소식까지 전했다. 위 기사에서 눈에 띄었던 문장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경력’은 과거형이지만 ‘태도’는 현재형이다.


확실히 이직 시 유관 경력은 중요하게 작용된다. 그러나 그렇게 유관 경력만 잘 포장한다 해도 결국은

이직 후 태도다. 우리 모두 원치 않게 빌런이 되지 않도록, 커리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넥스트스텝을 고민하면 좋겠다. 성공적인 이직을 응원한다.



요즘 데이터가 없으면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대략적인 수치이니 참고만 하기로)


- 기준 기간: 최근 5년

- 구직활동: 서류 제출 10회 미만, 면접 7회(대부분 리멤버, 링크드인, 원티드 통해 제안)

- 인터뷰어(총 합): 인터뷰 참석 약 60회 이상, 최종 합격자 배출(?) 20명 내외(1차만 합격은 훨씬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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