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바람 속에 있단다>는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혼자 남겨진 손자에게 건네는,
할아버지의 사랑이자 삶에 대한 용기이다. 눈을 감으면 느낄 수 있는 바람 속에 할아버지 당신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도, 외로워하지도 말라고 말이다.
죽는 게 두려울까? 남겨지는 게 두려울까?
이 두 가지를 두고 잠시 생각에 잠긴 적이 있다. 마음껏 사랑하고, 충분히 원하는 삶을 살았다면 죽는 게 두렵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를 잃는다는 건 내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엄마와의 이별 후 많은 것들이 내게로 왔고, 내게서 떠났다. 소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에서는, 빅 엔젤의 죽음 뒤 부인 페를라가 그의 잠옷을 모두 잘라 그 천으로 작은 테디 베어를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형제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눈으로 보거나 목소리를 듣거나 만질 수 없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 우리는 느낄 수 있다.
할아버지가 바람을 타고 손자의 뺨을 스치듯, 빅 엔젤의 가족이 그의 잠옷으로 그를 기억하듯, 죽은 이들은 사랑했던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함께 추억하고, 살아갈 힘을 전한다. 만질 수 없다고, 볼 수 없다고 그 사람과의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죽음은 헤어짐이 아닌 또 다른 방식으로 함께하는 것 아닐까?
당신의 죽음 뒤,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 <할아버지는 바람 속에 있단다> 글 록산느 마리 갈리에즈 | 그림 에릭 퓌바레 | 옮김 박정연 | 씨드북 | 2015.02.25 | 원제 J'ai laisse mon ame au vent
*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 옮김 심연희 | 다산책방 | 2019.12.19. | 원제 The House of Broken Ang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