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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해 Aug 08. 2021

아름다운 삶이란


나는 마음이 그리 넉넉지 않은 사람이다. 그래서 혼자 무언가를 해나가는 건 어렵지 않은데,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돕는 일은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한 사람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 혼자만의 세상보다는 함께하는 세상이 더 기쁘고, 더 행복하고, 덜 슬프고, 덜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누군가와 '함께'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미스 럼피우스>는 가장 아끼는 그림책이다. '홀로 선 나'와 '세상 속의 나' 모두를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앨리스의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던,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 이 한 문장이 오랜 시간 마음속에 머물며 손길을 건넨다. 

어른이 되어 꿈꿔왔던 오랜 여행을 끝내고 어린 시절의 자신의 꿈대로 바닷가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뤄나간다. 그녀가 뿌린 꽃씨로 온 마을이 루핀꽃으로 물들게 되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벅차오른다. 또한 할머니의 모습을 하고, 동네 아이들에게 자신이 겪은 머나먼 세계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들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어린 날의 앨리스처럼 많은 꿈을 꾸며 자랄 것이다. 할아버지 무릎 위에서 키워온 사랑은 그렇게 멀리 그리고 오래 세상을 향해 아름답게 퍼져나간다.


몇 해 전, 뉴스 기사를 통해 아그네스 할머니를 알게 되었다. 체코 모라비아 지방의 마을에 사는 그녀는 한평생 농부로 살며, 수천 명의 마을 주민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는 재능을 마음껏 펼치셨던 분이다. 미스럼피우스가 루핀꽃으로 온 마을을 물들였다면, 아그네스 할머니는 온 마을을 자신의 그림으로 물들였다.

"저는 예술가예요. 그냥 즐기고, 사람들을 돕고 싶을 뿐이에요."     

그림책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림책 속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어떠한 자리에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물음표 or 마침표


당신의 삶에서 

소중히 여기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무엇에 가치를 두며 

살고 있나요?







*미스 럼피우스 | 글/그림 바버러 쿠니 | 옮김 우미경 | 시공주니어 | 2017.01.10. | 원제 Miss rumph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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