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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Nov 21. 2020

목련 열매를 아시나요?


지난번 까치의 가을 노래는 잘 들으셨나요? 까치 덕분에 가을에 잘 젖을 수 있었어요.

이번에는 누 가을 산책을 도와줄까요?


추운 날씨에 아직 날아다니고 있는 곤충이 있어요.

잠자리가 잠시 벤치에 앉아 쉬고 있네요.





잠자리가 아직 있는 것이 신기했어요.


잠자리는 몸이 가늘고, 커다란 한 쌍의 겹눈을 가지고 있어요. 알을 물밑, 습기 찬 땅속, 풀잎 아래에 낳아요. [네이버 지식백과] 잠자리 [dragonflies] (천재학습백과 초등 과학 용어사전)


잠자리는 겹눈을 가지고 세상을 본다고 해요. 우리와는 또 다른 시각, 시선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노래도 생각나고, 잠자리라는 시도 생각나네요.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노래 먼저 볼까요.


고추잠자리 / 조용필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 봐 그런가 봐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기다리지

엄마야 나는 왜 갑자 보고 싶지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 봐 그런가 봐

엄마야 나는 왜 갑자기 자꾸만 슬퍼지지

엄마야 나는 왜 갑자기 울고 싶지

가을빛 물든 언덕에

들꽃 따러 왔다가 잠든 나

엄마야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조용필의 고추잠자리에 이어 잠자리 동요도 들어볼까요?

오늘은 잠자리를 따라 가을 산책을 해볼 거라, 잠자리를 어떻게 따라다니는지 볼까요?


잠자리 / 동요


잠자리 날아다니다

장다리 꽃에 앉았다

살금살금 바둑이가

잡다가 놓쳐버렸다

짖다가 날려버렸다




잠자리 동요도 재미있네요. 어린 시절 잠자리를 잡으려 뒤에서 살짝 다가가면, 그림자 때문인지, 소리 때문인지 휙 날아가 버린 적도 생각나요. 유독 꼬리가 빨간색이었던 고추잠자리, 실 잠자리, 장수잠자리도 생각나네요.


잠자리 시도 하나 보고 갈까요?



잠자리 / 정호승


잠자리 날개에 낮달 걸리다


잠자리 날개에 초승달 걸리다


어머니 새벽같이 일어나 쌀을 안칠 때


잠자리 날개에 이슬 맺히다


장독대 정한수에 목을 축이다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위 시에서는 잠자리 날개에 초승달이 걸렸다고 표현하고 있어요. 아침에는 잠자리 날개에 이슬이 맺혔다가 정한수에 목을 축인다고 표현하고 있어요. 이제 잠자리가 가는 곳을 따라가 볼까요?



윙윙 윙윙 고추잠자리 노래 들으며, 다음 친구를 만나러 가볼까요? 아직 밭에 콩이 남아있어요.

밭에 가까이 가볼까요? 콩 꼬투리가 너무 귀엽네요.

꼬투리에는 몇 개의 콩이 있을까요?





위 사진의 콩은 일반 콩인듯해요. 서리태라는 콩에 대해 쓴 시도 생각나요. 서리태 콩은 서리를 맞고 수확하는 콩이라 하여 서리태라고 하는데, 서리태에 인생 서리도 생각하여 시를 써봤어요.



잠자리가 이번에는 어디로 날아갈까요? 옥수수 밑동에 가 있네요.

여름에 옥수수를 내어주던 옥수수 대는 이제  밑동만 덩그러니 남아 있어요.  옥수수는 뿌리 수염을 가지고 있는 식물이에요.  여름내 옥수수 하모니카를 불던 생각이 나요. 여름에 옥수수 먹을 때, 한번에  몇 개의 옥수수를 붙게 할 수 있는 지 내기 했던 생각도 나요. 손아귀 힘 덕인지, 요령 탓인지 모르지만, 신랑이 대부분 다 이겼어요. 그 후 가끔  편하게 먹으려고 은근슬쩍 신랑의 손아귀 힘이 최고라며, 옥수수와 접시를 내밀고는 했어요.





옥수수 밑동을 뒤로하고, 다음 친구를 만나러 가볼까요.


잠자리가 이번에는 어디로 갔을까요? 날씨가 추워지는데 아직 잠자리가 있다는 생각과, 겹눈으로 보는 세상은 어떨지 궁금해져요. 안 맞는 안경을 썼을 때처럼, 어질어질할까요? 아니면 사물이 두 개로 보일까요? 사람은 양안을 합친 각이 수평 180도 정도인데, 사람처럼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140~180까지 가능하다고 해요. 그래서 잠자리를 잡으려 하면 얼른 날아가나 봐요. 곤충의 세계도 알고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이 많아요.


잠자리가 이번에는 어디로 날아갔을 까요?

다음 식물은 단풍나무 같은데, 단풍 씨앗이 퍼져 새순이 올라온 듯하며  빨강, 노랑, 초록 등의 색색의 단풍이 들어있네요.



왼쪽은 10월 말, 오른쪽은 6월의 단풍나무



단풍나무 씨앗은 씨앗을 중심으로 두 개의 날개가 있어서 그 날개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서, 땅에 뿌리를 내리면 그곳에서 새순이 올라와요. 이런 방식을 풍매화라고 해요.

단풍나무의 이런 모습은 헬리콥터의 날개가 생각나기도 해요.


잠자리도 헬리콥터 날개처럼 수직 상승하여 날아갈까요? 어떤 식으로 나는지 상상해보는 것은 자유니까요.

다음에 만나볼 친구는 누구일까요?





솔방울 같기는 한데, 솔방울보다는 조금 더 길어 보여요.

"얘, 너는 누구니?, 너의 엄마는 어디 있니? 너는 어디에서 떨어졌어?"라고 물어보면 답을 해 줄까요?

솔방울이 아닌 듯하여,  잣나무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가을에 조금씩 익어가서 인지 노란빛을 띠는 잎도 있어요.

다음 친구를 만나러 가볼까요?

잠자리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아, 저기 있네요. 노란 열매에 같이 앉아 있어 잠자리가 보이지 않았어요.





잠자리의 모습이 보이시나요? 잠자리가 숨바꼭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나 잡아봐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노란색 열매가 잔뜩 달려있는 나무네요. 잠자리의 모습이 보이시나요? 잠자리가 잘 숨은 듯 해요.

하늘에 노란 풍선을 달아놓은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노란 열매가 맺혀있는 모습이 주렁주렁이라, 한 해를 보내면서 올겨울에는 수확할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가을에는 이렇게 열매를 맺는 식물이 많아요.


잠자리가 다음 식물을 보러 가자고 하네요.

잠자리가 이번에는 식물 이름을 알려준다고 해요.

잠자리야, 무슨 식물인지 안다고?

"잘 안 들려, 크게 말해주고 가?"





붉은 열매를 맺고 있는 이 나무는 자목련이에요. 봄에 자색 목련을 피우는 나무예요.  봄에 아름답게 필 때는 사람  눈길을 끌지만, 가을 목련 모습은 유심히 보지 않으면 잘 모를 수도 있어요.

이러한 목련의 모습에 생각나는 노래가 있어요.

목련 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그늘 아래서 편지를 쓰노라

이상 '4월의 노래'를 들으며, 잠자리 뒤를 쫓아갑니다.





나무 기둥이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 곳에 앉아있네요. 이리저리 얽혀 있는 데도, "조화", "어울림"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요. 동시에 "너무 과하다"라는 단어도 생각나는데, 이것보다는 어울림 쪽으로 기우는 것을 보면, 마음의 추가 그쪽이어서 그쪽으로 기우는 듯해요. 이 글을 읽으신 분은 어떤 단어가 떠오르실까요?



잠자리가 소개하는 다음  친구는 누구일까요? 여름에 화려한 바이올렛 색을 선보였던 친구예요. 잠자리 쫓아서 같이 날아가 볼까요?



왼쪽은 8월, 오른쪽은 10월말의 비비추



여름 장맛비가 그친 어느 날 오후, 비비추는 비에 아직 한 두 방울 젖어 있었어요. 10월 말에는 오른쪽과 같이 가을에 조금씩 농익어 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어요.

내년에는 또다시 예쁜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비추야, 내년 여름에 예쁜 보랏빛으로 만나..."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도 생각나네요.


보랏빛 향기 / 강수지


그대 모습은 보랏빛처럼 살며시 다가왔지

예쁜 두 눈에 향기가 어려~


보랏빛 향기 노래는 이 글 끝에 링크해 놓을게요.


잠자리야 천천히 가자. 아, 이번에는 멋진 나무네요. 이 나무는 주변에서도 가끔 보는 나무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나무의 이름을 아시는 분도 계실 듯해요. 이 나무의 이름은?



왼쪽은 9월, 오른쪽은 10월 말의 향나무



이 나무는 향나무라고 해요. 향나무는 열매의 꼬투리를 활짝 벌려 씨앗이 저절로 떨어지게 만들어, 자신의 씨앗을 퍼뜨리는 듯해요. 식물을 계절별로 찍어서 이렇게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잠자리가 이제 두 군데가 남았다고 하네요. 다음 친구는 누구일까요?



왼쪽은 9월, 오른쪽은 10월말의 강아지풀



이번  친구는 강아지풀이네요. 8월은 금 강아지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빈 그루터기에서 둥지를 틀고 아직은 자신이 그곳에 있다고 알려주는 듯해요.  강아지풀 잎도 갈색빛이 돌아요.


문득 드는 생각은 마음도 가을에 물들면, 갈색이나 단풍색으로 변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동물의 보호색도 같이 생각나기도 해요. 식물이 가을에 물들어가는 것처럼, 마음도 가을에 동화되어 보호색을 띠는 것일까요? 아니면, 언제나 푸른 소나무일까 하는 생각도 해봐요.

강아지풀에 최근 그리움이란 주제로 쓴 시도 생각나고, 인상파 화가들도 생각나요.


인상파는 19세기 후반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인상주의 미술을 추진한 학파예요. 이들은 자연을 하나의 현상으로 보고, 빛과 대기의 변화에 따라 색채가 일으키는 변화에 흥미를 갖고 사물의 인상을 중시하여 그림을 그렸다. 인상파로는 마네, 모네, 르느와르, 고흐, 고갱, 세잔 등이 있어요. [네이버 지식백과] 인상파 (Basic 중학생을 위한 사회 용어사전, 2007. 7. 10., 임성재)


가을은 다채로운 색이 있어서, 인상파가 그린 식으로 그림을 그린다면, 멋진 작품이 많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잠자리가 이제 마지막 사진이 남았다고 하네요. 마지막은 어떤 것일까요?





잠자리가 이제 안녕을 고하네요. 가을 끝자락에서 잠자리는 내년에 또 보자고 하네요.

메타세쿼이아 나무의 길을 메타세쿼이아 신전으로 가는 길이라 표현한 시인의 시도 있다고 알려주며, 잠자리는 신전으로 날아갔어요.


세쿼이아 신전의 시도 있지만, 오늘은 따듯함을 전해드릴까 하여 다른 시를 올려드릴게요.



리기다소나무/ 정호승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은 한 그루 리기다소나무 같았지요

푸른 리기다소나무 가지 사이로

얼핏얼핏 보이던 바다의 눈부신 물결 같았지요


당신을 처음 만나자마자

당신의 가장 아름다운 솔방울이 되길 원했지요

보다 바다 쪽으로 뻗어나간 솔가지가 되어

가장 부드러운 솔잎이 되길 원했지요


당신을 처음 만나고 나서 비로소

혼자서는 아름다울 수 없다는 걸 알았지요

사랑한다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 줄 알았지요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시인의 얘기처럼, 사랑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 같아요.


잠자리가 안내한 가을 산책은 즐거우셨나요? 잠자리가 불러주는 노래, 시도 즐거웠어요. 이번 산책에서는 목련 열매가 신기했어요. 앞으로는 가을 목련도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이 길은 2편의 글로 마무리 어요.



* 같이 읽으면 좋은 글 -  까치가 안내하는 가을 산책


https://brunch.co.kr/@littlewt82/101




보랏빛 향기 / 강수지


https://youtu.be/VRR6Fvnp5h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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