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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Nov 10. 2020

새가 둥지를 틀 때

까치가 깍깍거릴 때


  까치가 깍깍거리고 울면 여러분은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우리나라에서 까치는 길조라고 여기기에, 아침에 까치 우는 소리를  들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요. 



  오늘의 이야기 꾼은 누구일까요? 까치가 깍깍거리며, 가을 노래를 들려준다고 하네요. 까치 노래를 들으러 가볼까요?

까치는 어떤 노래를 좋아했을까요? 까치의 설날이 아닐까 생각해봐요

“까치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 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노래 가사에서 까치설날은 언제일까요? 까치설날은 섣달그믐을 말하며, 음력으로 마지막 날을 의미해요. 

여기서 섣달그믐은 까치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섣달그믐을 작은설이라는 뜻으로 ‘아치설’이라고 불렀다. ‘아치’라는 것은 ‘작다’라는 뜻의 옛말인데, ‘아치’의 원래 뜻을 상실하고 ‘아치’와 음이 비슷한 ‘까치’로 바뀌어서 ‘아치설’이 ‘까치설’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또 까치가 날씨를 잘 맞히는 영물이라 설날에 맑은 날씨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네모 이야기] 까치설날 - 파이낸셜뉴스                                                                           -->                                                                                                            


섣달그믐은 작은설이라 하여 아치설이라고 하였는데, '아치'가 음이 비슷한 까치로 바뀌면서 아치설이라고 하였다고 해요. 까치는 날씨를 잘 맞히는 영물이라고 하니, 까치가 자신의 노래를 들으면 '가을에 젖는 법'을 알 수 있다고 하네요. 재미있는 말을 하는 까치라, 까치의 사진도 남겨보고 싶네요.



까치는 셀카를 못 찍으니까, 꼬마 마녀가 대신 찍어주기로 했어요.

까치는 얼른 오라고 재촉하며, 길을 나설 준비를 하네요.

뒷모습만이지만  최대한 예쁘고, 멋있게 찍어주려 해요.

까치는 자신의 사진을 마음에 들어할까요? 까치가 자신의 노래가 끝나면, 사진이 마음에 드는지 알려준다고 하네요.  까치 사진 먼저 보러 갈게요~.






나무, 울타리, 까치의 그림자가 한데 어울린 멋진 사진이 되었네요. 까치야? "사진 마음에 들어?"

까치가 비밀이라고 하네요. 이 글 끝에 얘기해 준다고 하는데, 지금은 얼른 까치 뒤를 따라가야 할 거 같아요.






울타리에 하얀 꽃이 피었네요. 꽃잎 끝부분이 조금씩 말려 있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꽃봉오리와 꽃은 하늘을 향해 있어요. 이 꽃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이 꽃은 독말풀 혹은 악마의 나팔꽃이라고 해요. 



개항 이후에 국내에서 약용식물로 재배하던 것이 야생화되었다고 해요. 독말풀은 "잎과 씨에 독이 많은 풀"이라는 뜻이고, 잎과 씨는 강한 독성이 있으며, 잘못 먹으면 시력을 잃는다고 해요. [네이버 지식백과] 독말풀 (국립 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 정보)



독말풀의 열매를 한번 볼까요? 독말풀의 열매는 플라타너스 열매에 뾰족뾰족한 가시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가시가 얼마나 많은 지는 사진을 봐주세요.





많은 가시에 자신을 가시로 보호하고 있는 성게도 생각나네요. 자신의 힘을 다해서, 가시로 씨앗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겠죠? 

독말풀의 꽃말은 거짓, 애교 등이며, 흰색은 경애라고 해요. 꽃말 안에 거짓과 애교가 섞여 있어서, 악마의 나팔꽃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조심하라는 의미인 듯해요. 

독말풀과 비슷한 식물도 있죠. 그 식물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꽃봉오리와 잎은 독말풀(악마의 나팔꽃)과 비슷한데, 꽃의 색도 다르고, 꽃이 핀 방향이 다르네요. 






이 꽃의 이름은 뭘까요? 브루그만시아라고 불려요. 브루그만시아와 악마의 나팔꽃은 꽃이 향하는 방향이 달라요. 악마의 나팔꽃(독말풀)은 하늘을 향해 있으며, 브루그만시아는 아래로 향해 있어요. 독성도 비슷할까요?

이 꽃도 역시 독성이 있다고 해요.



브루그만시아와 악마의 나팔꽃은 함께 천사의 나팔꽃이라 불려요. 둘 다 독성이 있는데도, 천사의 나팔꽃이라 불려요. 꽃의 독성보다는 꽃 모양의 형태를 보고, 그렇게 이름 붙여진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아기 천사가 부는 트럼펫을 연상케 하니까요. 

요새는 브루그만시아와 악마의 나팔꽃은 먹지 않으면 괜찮으니까, 관상용으로 기르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까치가 두 번째 꽃도 보러 가자고 하네요. 두 번째 꽃 보기 전에 시 하나 읊어주겠다고 하네요.



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 하이네


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참으로 귀엽고 예쁘고 깨끗하여라

너를 보고 있으면 서러움이

나의 가슴속까지 스며든다

언제나 하느님이 밝고 곱고 귀엽게

너를 지켜주시길

너 머리 위에 두 손을 얹고

나는 빌고만 싶다




이 시는 종교와 상관없이 시의 구절이 마음에 들어 좋아했던 시예요. 좋아하는 친구가 생겼을 때, 연인이 생겼을 때 상대방이 나에게  한 송이 꽃처럼 다가오는 느낌이 들기도 하니까요. 이 시와 같이 좋아했던 시가 있어요.  이 시는 아시는 분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최선 옮김, 민음사, 1997


가끔 힘들 때나, 지칠 때 이 시를 생각하면, 또다시 힘이 생겨요.


이제 까치가 이야기하는 두 번째 꽃을 보러 갈까요? 어디서 많이 보는 듯한 꽃이네요.

"얘, 너는 이름이 뭐니?"

"나는 맨드라미라고 해. 다른 말로는 계관(鷄冠)·계두(鷄頭)라고 해. 한자라 어렵지? 닭의 머리에 있는 것과 비슷하여 그렇게 붙여졌어"

"닭의 머리라고?"



맨드라미를 위에서 봤을 때



맨드라미를 위에서 본모습은 흡사 미로를 생각하게 돼요. 예전에 미로체험을 해 본 적이 있어요. 미로에 들어가기 전, 어느 정도 길을 잘 갈 거라고 생각하여 미로에 들어가지만, 막상 미로에 들어가면 밖을 볼 수 없는 나무들에 시야가 가로막혀 어디인지 모르고 헤맸던 기억도 나요. 그래도 끝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끝까지 가다 보면, 미로의 마지막에 도달해 있을 때도 있었어요.


맨드라미를 옆에서도 볼까요? 과연 닭의 머리와 비슷한 지 비교해볼까요?




수닭과 맨드라미



맨드라미와 닭의 머리를 잘 비교해 보세요. 계관, 계두라고 불릴만하지 않나요?

옆에서 보니, 닭 볏과 닮았고, 붉은색도 많이 비슷한 듯해요. 맨드라미의 꽃말도 한번 볼까요?

맨드라미의 꽃말은 "치정, 괴기, 감정, 영생, 시들지 않는 사랑"이라고 해요. 꽃색이 붉은색이라 여러 꽃말이 있는 듯하네요. 꽃말에 치정, 괴기가 들어가서 재미있는 사연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맨드라미를 뒤로하고 까치 뒤를 따라가 볼까요?

까치가 얼른 오라고 깍깍하네요.

까치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어디일까요?





콩 말리는 곳에 데려왔군요. 이제  밭에서는 콩을 수확하고, 배추와 무가 한창 자랄 시기이죠. 김장을 일찍 하시는 분은 벌써 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콩을 보니 생각나는 것이 서리태라는 시가 생각나요. 서리태는 서리를 맞고 수확한 콩을 서리태라고 해요. 서리 맞은 후 수확하는 콩의 느낌을 담아서 시로 쓰기도 했어요. 





까치가 데려온 이곳은 무엇일까요? 처음에는 실뭉치인가 했어요. 가만히 들여다보니 실과, 나뭇가지 등이 섞여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람이 한 것 같지는 않고, 누가 했을까요?


2/3 정도 지어졌는데, 다음번에 이곳을 찾아가면 있을까요? 아마도 새가 집을 짓다가 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화단의 나뭇가지 위에 있고, 사람 눈에 많이 띄는 곳에 둥지를 지은 거 같아서, 조금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안전한 곳에 잘 지었으며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새들도 이제 겨울을 준비하는 듯해요.

다음 장소로 또 이동해 볼까요?





어디서 나팔 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요. 까치가 데려온 곳은 바이올렛 빛의 나팔꽃과 호박꽃이 어우러 진곳이에요.  왼쪽은 나팔꽃과 호박꽃이 서로 넝쿨을 이루며, 잘 어울려 1+ 1= 1의 느낌이 나기도 해요.  오른쪽은 주변의 식물이 말랐는데도, 나팔꽃이 여전히 "따따따" 하며 나팔을 불고 있다는 느낌이 들며, 소리 없는 아우성도 생각나요.



깃발 / 유치환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혜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이 시에서는 소리 없는 아우성,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바람에 나부끼는 순정이 좋아서, 가끔씩 생각이 나는 시예요. 이 시에서 얘기한 것처럼 소리 없는 아우성이 있을까요? 이러한 표현을 역설법이라고 해요. 소리가 없다는 것과 아우성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데, 아우성을 소리가 없다고 표현해서 깃발의 몸부림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어요. 



까치야, 천천히 가자. 너는 바람을 타면 되지만, 나는 길이 없어서 돌아 돌아가야 해. 

휴, 이제 다 왔네. 여긴 또 어디야?





울타리에 식물이 매달려 있네요. 꽃과 잎은 조금씩 시들어 가지만, 자신의 씨앗을 잘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든 듯 보이지만,  아주 작은 희망은 씨앗 속에 묻어두지 않았을까요?


까치가 요번에는 재미있는 친구를 소개하네요.

이번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줄이 몇 가닥 보이네요. 무슨 줄인 지 보러 가봐요.





"거미야 안녕, 너의 모습 다 보이는데?"

"내가 아주 잘 보인다고? 나름 거미줄을 잘 숨겼는데...

이상하네..."

"너는 거미줄을 잘 쳤는데, 거미줄에 씨앗이 날아가다 걸려서, 너의 집이 잘 보이고, 너도 잘 보여"

"앗, 그럼 큰일인데? 다시 집을 지어야 하나?"



거미줄에 걸린 씨앗으로 자신의 집이 다 보인다고 걱정하는 거미와 얘기를 나누어 봤어요.

까치가 이제 마지막 장소에 데려왔어요. 까치가 데려온 것은 밤 껍데기가 수북이 쌓여있네요. 까치가 왜 데려왔는지 볼까요?






밤송이의 밤은 없고, 밤 껍데기만 남아있네요. 열매도 이제는 하나둘 가을에 젖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듯해요. 내년에는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해 주겠죠?



밤송이를 보니, 밤 가족의 이야기가 떠올라요. 아이의 태몽도, 신랑, 저의 모습도 밤송이 같아서 밤의 사(史)라는 제목으로 시를 쓰기도 했어요. 어렸을 때는 밤송이를 까고 알맹이가 없는 밤 꽁지에 나뭇가지를 꽂아서 숟가락으로 만들어 소꿉장난을 했던 추억도 생각나요.



까치야. 가을에 젖게 해 줘서 고마워. 

까치가 해줄 말이 있다고 하네요.


이 산책은 두 개의 글로 올려질 것이며, 다음번에 이야기하는 주자는 누구인지 모른다고 하네요. 

까치의 가을 노래는 잘 보셨나요?

다음번에는 누가 나올까요? 궁금해지네요.

까치도 이제 서서히 겨울을 준비하겠죠?

까치. 기다려? 

"사진 마음에 들었어?"

까치는 뭐라고 답을 했을까요?. 까치의 답을 댓글로 달아주고 싶으신 분은 댓글로 달아주세요.



늦은 저녁이지만, 이 글을 아침에 보는 분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을 노래 하나 올릴게요.


아이유의 가을아침입니다.


https://youtu.be/LxcvSoDZB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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