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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마마녀 Nov 16. 2020

청룡이 찾아온다면

민화 이야기 2탄


   지난 민화 시간은 즐거우셨나요? 민화 이야기  1탄을 못 보신 분은 이 글 끝에 링크를 해 놓을게요.

 링크 통해서 보세요.



민화 1탄에서는 민화는 그려진 소재에 따라서 '~도'로 나뉠 수 있다고 했어요.

오늘도 그 방식을 적용해볼까요? 2장의 민화를 준비했어요.



이제 무슨 도라 불리는지 맞혀볼까요?

그림에 많이 나와 있는 소재를 읽으시면 돼요.



청룡도




그림의 소재는 무엇일까요? 소재는 청룡이에요. 그럼 ~도라 불릴까요?

청룡이 있어서, 청룡도라 불려요.



청룡도는 안 좋은 일을 막아준다고 해요.


청룡도에 좌청룡, 우백호도 생각나요.

풍수설에서 방위는 중요한 의미를 안고 있으며, 주산을 기점으로 왼쪽이 청룡이고, 오른쪽이 백호라고 해요. [네이버 지식백과] 좌청룡, 우백호 [左靑龍, 右白虎] - 왼쪽과 오른쪽의 산세 (땅 이름 점의 미학, 2008. 5. 15., 오홍석)



왼쪽이 청룡, 오른쪽에 백호가 있다 하여, 좌청룡, 우백호라고 해요. 풍수의 개념보다는 나에게도 좌청룡, 우백호 같은 친구나 가족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좌, 우 양쪽에서 힘을 얻는다면, 오늘 하루도 에너지가 불끈 나며,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청룡이 민화의 소재가 된 것을 알 수 있어요. 청룡도는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청룡은 고구려 고분(평안남도 강서군 우현리 소재)이나 백제 고분(충청남도 공주시 송산리 6호분) 등에서 볼 수 있어요. 고구려 고분 속으로 청룡을 만나러 가볼까요?



강서대묘 청룡도(출처 :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청룡은 동서남북의 네 방위 중 동쪽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중국 고대의 방위 도인 사신도(四神圖)에 나타나며, 고대 무덤의 현실(玄室) 동쪽 벽이나 관의 왼쪽에 그려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청룡 [靑龍]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한국학 중앙연구원)



청룡은 고대 무덤에 그려지기 시작하여, 오늘날에도 응용되고 있어요. 청룡은 어떤 동물이기에 이런 것이 가능할까요?


청룡은 한자 문화권의 상상의 동물로  파란색 또는 초록색을 띤 용을 의미해요. 즉 푸르 미르 또는 파란용으로 사신(청룡, 백호, 현무, 주작) 중 하나로 다른 색의 용에 비해 유명해요. 같은 푸른 창(蒼) 자를 써서 '창룡(蒼龍)'이라 부르기도 해요. 대표적으로 수원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의 이름을 여기서 따왔다. 전설에서는 용이 도를 깨우치면 비늘의 색이 파란색이나 푸른색 또는 초록색으로 변해 청룡이 된다고 한다. 사신들 중에서 가장 존엄하고 고귀한 존재이고 심해 용궁에 산다고 전해지며 하급 용들의 수장이라고 해요. 청룡 - 나무 위키    



청룡은 상상의 동물로, 창룡이라 부르기도 해요. 수원화성의 창룡문도 여기서 따왔으며, 숭례문에도 청룡과 황룡 그림이 있으며, 애니메이션, 게임 등 여러 곳에 응용되고 있어요.



청룡의 좋은 이미지처럼 푸른 기상이 느껴지는 시 하나 볼게요.



알파니스트 / 천양희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을

열네 번 등정한 매스너가

이 시대 최고의

알파니스트라면

십년 면벽 끝내고

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버린

이름 모를 스님은 무엇이라 할까


평지에서도

힘들어 못살겠다고 악을 쓰는

나에게는

아무래도 그 스님이

지상에서 제일 높은 정신의 암벽을

등정한 알파니스트란 생각이 든다


정신은 오를수록

높이가 더 높을 것이니까.



<마음의 수수밭, 창비시선>



이 시에서 시인은 정신의 암벽을 등정하는 것을 이야기했어요. 청룡처럼 정신의 암벽도 잘 오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청룡도를 마음에 품어 나쁜 기운을 다 물리쳤으면 좋겠다는 생각 청룡도 멋지게 하나 그려, 집에 두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집안에 푸른 기운이 퍼지도록 말이에요.



이제 민화의 마지막 작품을 보러 가볼까요?

다음에는 어떤 소재가 그려져 있을까요? 다음 그림 속으로 쓩하고 날아가 볼까요?






커다란 잎과 여러 꽃이 눈에 띄네요. 꽃보다는 커다란 잎이 주인공 같으며 커다란 잎의 이름을 알면, ~도 인지 알 수 있겠죠? 커다란 잎을 가진 이 식물은 파초라고 해요. 그럼 이 그림은 어떻게 부르면 될까요?

이 민화는 파초도라 해요. 같이 그려진 소재인 모란, 바위와 함께 부귀영화, 장수를 의미한다고 해요.



파초는 잎이 매우 커서, 예전에는 여기에 글을 쓰기도 했어요. 식물의 잎에 글을 쓰는 것은 파피루스도 있어요. 파피루스는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 이집트에서 쓰기도 했으며,  파초는 우리나라에서도 재배된다고 해요.

종이가 생기기 전에는 식물의 잎에 적기도 했어요.



파초는 그림만 봐서는 잘 상상이 안 가죠? 파초는 바나나와 전체 모양이 비슷하다고 해요.


파초는 전체 모양과 꽃, 열매는 바나나와 매우 비슷하다고 해요. 바나나에 비해 결실성이 떨어지고, 열매가 달려도 바나나보다 작고, 먹을 수 없다고 해요. [네이버 지식백과] 파초 [芭蕉]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한국학 중앙연구원)

                  

        

파초는 잎이 아름다워서 예로부터 화조화(花鳥畵)의 소재로 자주 등장했어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김홍도의 작품에서도 파초가 있어요.



파초가 있는 풍경(출처 : 네이버 지식 백과)



파초가 있는 풍경에서, 커다란 식물이 파초이며, 정조의 파초도처럼 파초만을 그린 것도 있지만, 정원에 그려진 식물 대부분이 파초예요. 은자(隱者)의 정원, 도사(道士)의 정원, 문인(文人)의 정원에는 늘 파초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파초 하면 바나나와 비슷해서 이국적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전라남도, 경상남도에서 일찍부터 재배하였고, 제주도에서는 자생하였어요. 그래서 옛 문인들의 시문과 그림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파초예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육사도 파초에 대하여 시를 썼어요.



파초(芭蕉) / 이육사                         



항상 앓는 나의 숨결이 오늘은

해월(海月)처럼 게을러 은(銀) 빛 물결에 뜨나니

파초 너의 푸른 옷 길을 들어

이닷 타는 입술을 추겨주렴


그 옛적 사라센의 마지막 날엔

기약 없이 흩어진 두 낱 넋이었어라


젊은 여인들의 잡아 못 논 소매 끝엔

고운 손금조차 아직 꿈을 짜는데


먼 성좌(星座)와 새로운 꽃들을 볼 때마다

잊었던 계절을 몇 번 눈 위에 그렸느뇨


차라리 천년 뒤 이 가을밤 나와 함께

빗소리는 얼마나 긴가 재어보자


그리고 새벽하늘 어디 무지개 서면

무지개 밟고 다시 끝없이 헤어지세


<이육사 시집, 유페이퍼>




이육사 파초를 푸른 옷 길이라 표현해서 시를 썼어요.

파초 하 생각나는 노래는 수와 진이 부른 파초라는 노래예요. 같이 들어 볼까요?




불꽃처럼 살아야 해 오늘도 어제처럼

저 들판의 풀잎처럼 우린 쓰러지지 말아야 해

모르는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행여나 돌아서서 미워하지 말아야 해.

하늘이 내 이름을 부르는 그날까지

순하고 아름답게 오늘을 살아야 해

정열과 욕망 속에 지쳐버린 나그네야

하늘을 마시는 파초의 꿈을 아오



https://www.youtube.com/watch?v=-8wu2mIGIQY



수와 진파초 노래처럼 뜨거운 정열을 담아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민화는 예전에 비해서 많이 대중화된 것을 알 수 있어요. 요새는 취미생활이나, 원데이수업으로 그린 것을 집에 장식해 놓는 경우도 있고, 학생들 체험학습으로 하는 경우도 있어요. 민화는 우리 일상에 이렇게 들어와 있어요.



* 민화 이야기는 두 편의 글로 끝났어요.


* 브런치에 그림 수락여부를 허락해주신 유유자적님 감사합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글 - 민화 1탄은 아래 글을 읽으시면 돼요.


https://brunch.co.kr/@littlewt8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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