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모방기술
달빛공원에 오르다 소나무를 만났다. 나무가 나이를 먹으니, 거북의 등처럼 껍질이 거칠었다. 애국가에 등장하는 '철갑'을 설명하기에 제격인 모습이었다. 흙길 위로 솔방울이 눈에 띄었다. 소나무 꽃잎이 수분을 끝낸 후라면, 파란빛이었을 텐데. 두 해를 넘긴 솔방울은 칡색을 띠었다. 이렇게, 땅에 떨어져 있다는 사실은 곧, 종족 번식을 앞두고 있다는 것 아닐까?
발길에 차이는 솔방울은 시계처럼 정확했다. 여름동안 닫혀있던 솔방울 비늘이 활짝 펼쳐져 있다. 씨앗을 뿌리기 위해서다. 솔방울 비늘 안쪽에는 씨앗이 들어있다. 비늘 하나당 씨앗 두 개다. 가을에 익기 시작한 씨앗은 늦가을에서 겨울 사이 벌어진 솔방울 사이로 바람 따라 멀리 날아간다.
자연은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았다. 존재를 위한 조화에 의미를 두고 있으니 말이다. 솔방울 비늘을 펼치고 닫는 주체는 수분이었다. 수분 함량에 따라 열고 닫히는 것이다. 솔방울은 습기에 민감해서, 물을 먹으면 오므라들고, 건조해지면 활짝 펼쳐지는 성질을 가졌다.
비늘 안쪽보다 바깥쪽 부위가 수분을 흡수할 때 크게 휘어져 비늘이 닫히는 원리다. 따라서, 습도가 낮아지면 열리고, 습도가 높아지면 닫힌다.
솔방울을 활용한 자연가습기를 만들 수도 있다. 먼저, 베이킹 소다와 물을 이용해 솔방울을 씻는다. 물로 헹궈내면서 진드기나 불순물을 제거한다. 접시 위에 가지런히 올려둔 솔방울에 물을 부어 사용한다.
생물이 살아가는 생태계에는 다양한 생태기술이 숨어 있다. 생태모방은 자연 생태계, 생명체의 구조와 원리에서 영감을 얻어, 이를 공학적 또는 디자인으로 응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솔방울 생태모방 기술은 '환기 플랩이 사용되는 의류'에 적용되고 있다.
땀이 나면 플랩이 열려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피부가 건조되면 다시 닫혀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추운 환경에서는 보온성을 유지하고, 체온 변화에 반응하여 환기 플랩이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스마트 의류가 개발되기도 했다.
등산 재킷, 러닝셔츠, 자전거 의류 등 땀 배출이 중요한 의류에 활용되고 있다*
* 네이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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