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어쩌면 모든 사랑의 이름은 단골. 한 군데에 내 계획이나 무게 중심보다 오래 머물게 되는 말과 몸, 모든 형태는 사랑. 그렇기에 카페나 와인 바, 식당이나 서점, 목욕탕과 운동장과 꽃집 외에 내가 좋아하는 작가, 좋아하는 가수, 좋아하는 습관들 역시 어떤 면에서 내 구석진 단골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좋아하는 작가의 책만 다 골라 읽거나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만 다 찾아 듣다가 어느 순간 읽기와 듣기를 멈추게 되는 순간들도, 단골의 시작, 단골의 소멸과 닿아 있는 부분 아닐까. - 김연덕,『액체 상태의 사랑』, 84-8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