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된 3가지 변화. 그리고 역대 최악의 매출을 기록한 2022년
코로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힘든 시기였겠지만
특히나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에게 좀 더 가혹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본인 또한 홍보영상 제작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기에는 미팅까지 하고 나서도 계약 직전에 영상제작이 취소되거나, 단가가 맞지 않아 견적조율 단계에서 미끄러지는 등 아무래도 코로나 이전보다는 확연하게 일거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과 2021년까지는 그럭저럭 버틸 만했다.
문제는 2022년도였다.
그 시기는 어렸을 때 집안이 망해서 단칸방으로 쫓겨났던 시기를 제외하고선 내 인생을 통틀어 역대 최악으로 힘든 한 해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기재했던 코로나 이후의 삶과의 연장선상에 있으니
혹시나 시간이 허락한다면 앞의 에피소드를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게 뭐가 그렇게 잘못된 일이었을까?
요즘 너도 나도 채널을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지 않은가.
한 기사에 따르면 인구수대비 유튜브 채널 개수가 대한민국이 1등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유튜브 채널이 독이 되었을까?
2022년은 코로나바이러스 창궐 이후 지속적으로 일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세를 타며 제일 일이 없던 한 해였다.
단순히 코로나 때처럼 일이 성사직전까지 갔다가 행사취소로 영상제작도 함께 취소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견적문의 자체가 줄어들었거나 문의가 온다 해도 견적조율 단계에서 단가가 맞지 않아 취소되기가 허다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는 날이 많아지며
매출하락으로 이어졌고 프리랜서를 업으로 삼은 지 9년 만에 역대 최악의 매출을 기록한 한 해가 되었다.
단순히 매출이 줄고 금전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이렇게 되면
나의 시장가치가 하락한 것이 아닌가에 대한 생각으로 시작되어 스스로의 존재적 가치에 대한 의심으로까지 번지게 되었다. 일은 없으니 시간은 많아지고 자연스레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
결국 여기까지 인 걸까?...
왜 그동안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아무런 준비조차 하지 않았을까.
더 이상 아무도 나를 찾아주지 않으면 이제 뭘 해 먹고살아야할까.그동안 너무 돈 벌기에만 급급해서 다른 걸 놓쳐버린 건 아닐까. 오만가지 생각이 나를 짓눌렀고 잠을 뒤척이는 날이 많아졌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일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건
2022년 4월...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해보겠다 하고 스리랑카와 태국으로
약 3주간의 장기여행을 떠나온 후였다.그러다 보니 괜스레 여행을 다녀온 게 아닐까 후회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후회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기왕 여행도 다녀오고 영상도 찍어왔으니 남는 시간에 유튜브 편집이라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취미생활로 하던 유튜브채널을 이번 기회에 좀 더 키워보자! 라는 생각으로 한 동안 영상편집에만 빠져 살았다.
유튜브 편집을 시작하면서 나름 장점도 있었다.
그렇게 나름대로 바쁘게 살면서 영상편집에 매진하다 보니
나쁜 생각들이 점차 사라지고 구독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업로드되는 영상에 달리는 댓글에 행복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유튜브세상에 빠져 마치 내가 뭐라도 된 것 마냥
미친 듯이 편집하는 데만 열중하다 보니 어느새 현실을 잊어버렸다. 편집을 하는 중간에 몇 개의 프로젝트 오퍼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단가를 낮출 생각은커녕 일을 따내려는 더 이상의 시도도 하지 않았다.
지금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어찌 보면 안도했던 걸까.
그게 아니면 그저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고 늘어나는 구독자와 조회수, 그리고 댓글들을 보며 혹시나 10만 구독자를 가진 대형유튜버가 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희망을 꿈꿨던 것 같다.
10만은커녕 만명도 참 힘든 숫자더라.
구독자 천 명을 달성해 수익창출에는 성공했지만
유의미한 수익을 가져다주기보다는 그저 나의 자존감을 채워주는 정도로 일단락되었다.
결국 유튜브 채널은 내 인생에서 무엇이 주고 무엇이 부인 지를 잠시 망각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고 2022년 최악의 매출을 기록하는데 일조를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심리적인 불안감이 꽤나 해소되긴 했으니 그것만으로도 나름 잘된 일이 아닌가. 그렇게 스스로 자기 합리화를 하기로 했다.
물론 채널은 자주 업로드하지는 않지만 현재까지도
나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onderhada_kr/videos
이것에 대한 이유는 따로 가타부타 설명할 필요도 없다.
바로 2022년 최고의 이슈는 미국발 금리인상.
요즘 대한민국 부동산의 최대 이슈가 바로 집값 하락이지 않은가. 거기에 대출사기를 당한 사람들, 최고점에 집을 산 후
금리인상으로 인해 집값 하락에 이자만 늘어나는 사람들까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미국발 금리인상은 전 세계 사람들을
바닥끝까지 끌고 내려 가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금리인상으로 인해 대출금리가 2020년에 비해서 약 2배 이상 뛰었고 이자 또한 2배 이상으로 올라버렸다.
그 결과 기존에 월세보다 낮은 이자로 집을 더 넓혀가기로 했던 계획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완벽하게 실패해 버렸다.
그나마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집을 산 것이 아니라 (사실 돈이 없었다) 전세로 이사 온 것이었고 또 한 가지는 전세대출사기를 당하지 않은 게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한 해 한 해 버티고 있는 중이다.
이전 에피소드에서 풀어냈듯 2021년 코인과 주식장 강세 이후 2021년 말부터 악재가 끊임없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그리고 너무 많이 뿌려댄 달러로 인해 높아진 물가와
그렇게 시작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인상.
러. 우 전쟁부터 현재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전쟁까지..
계속되는 세계정세 불안 속에서 주가는 2021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쭉 하락세였고
그 이후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반등했지만...
그 대열에 나는 끼지 못했다...
일이 없으니 당연히 수입이 줄었고,
금리인상으로 인해 이자 부담은 높아지고,
그나마 갖고 있던 주식들은 반에 반토막이 나며
뺄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2022년 삼중고에 시달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2년 말 전세 재계약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고 혹시나 안 좋아진 신용점수 때문에 대출갱신이 안 되는 것은 아닐까 하루하루 불안감에 사로잡혀서 2022년을보냈다. 하지만 다행히 재계약은 전세금인상 없이 이루어졌고 2023년부터 갑자기 다시 일거리가 늘어나면서
2024년 글을 쓰는 현재는 거의 정상궤도에 올라와 있다.
다만 내 통장잔고만 아직도 2022년의 업보로 인해 바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당장 돈이 없는 것보다는 일이 없는 날이 이어졌던 것이 정신적으로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하루하루 일이 있음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초심을 찾게 하고,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2022년은 나에게 그런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