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선을 따르기 보다, 점을 찍어 선을 만들겠습니다
*개인 블로그에 과거 작성한 글을 brunch로 옮긴 것임을 밝힙니다
우리 인생을 두고 '길'이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게 길을 걷는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죠. 대부분 우리는 인생이라는 길이 반듯한 직선이기를 바라고, 예측이 가능하길 바라며, 지도가 있길 바라고, 남들이 보기에 번듯한 길이기를 원합니다. 그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죠. 내가 가는 길이 각도가 틀어진 것은 아닐까, 내가 직선으로 걷고 있나하고 고민하면서요. 인생이 하나의 길, 그러니까 인생이 '선'을 따른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인생은 누가 그어둔 선을 따라 가는 게 아니라, 나만의 점을 찍어 선이 생기는 거여야 의미 있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 얼마나 진한 점을 어디에다가 찍는 지는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걸어온 길을 보면 모양이 제각각이에요. S자 일수도 직선일수도 중간에 끊겨있을수도 있죠.
그냥 저는, 점을 찍으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길이 있으니까 이 길로만 가야지' 하는 삶보다는 과거는 가끔씩 돌아보고 '오,,이런 길이 만들어졌구나' 하는 삶.이런 삶이 저에게 더 어울리는 삶같아요. 그냥 지금, 여기에서 내가 찍는 점들이 가장 선명하게 찍힐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이 점이 올바른 위치인지 남보다 큰지 작은지는 따지고 싶지 않아요. 언젠가 돌아보면, 올곧지 않더라도 선명하고 두꺼운 , 누구의 모양과도 같지 않은 저만의 길이 생겨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학생때부터 유난히 HERE&NOW라는 말을 좋아했어요. 미래는 예측할 수 없고,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 현재 내가 발디딘 여기에서 가장 선명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죠. 여전히 그 가치관엔 변함이 없습니다. 매시분초마다 선명하기 위해 노력하면, 어느날 내가 걸어온길을 돌아봤을 때, 꽤 근사한 점들이 모여있고, 그것들이 이어져서 좋은 길이 하나 만들어져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