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사계인 May 21. 2024

조리원과 산후도우미

아이를 갖게 된 나의 여자친구들에게 5장

제5장. 조리원과 산후도우미


                                                     

내가 예약한 조리원은 병원 바로 옆이어서 차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어. 그 일대에서 아주 비싼 조리원이었는데, 음식이 정말 맛있었지. 근데 정작 나는 그 호화롭고 평화로운 곳에서 우울했어. 출산 후 호르몬이 엄청나게 변하기도 하고 사람들을 만날 수 없이 방에 갇혀만 있어야 하니까(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온 세계를 점령할 때라서 남편부터 가족, 지인의 출입이 완전 불가했음.) 임신 중 조기진통으로 힘들었던 입원기간이 떠올랐어(입원 당시도 3주간 격리생활). 총 14일 예약했던 조리원 이용 기간을 10일로 바꿔버리고 말 그대로 조리원을 탈출했어. 


조리원에서 받던 마사지도 너무 아팠고 남편이 밤마다 나를 찾아와줬지만(문 밖에서 10분 정도 만남.) 그것 만으로는 내 우울이 해결되지 않았지. 돌이켜보면 진짜 그 때 조리원을 갔으면 안 됐다고 생각해. 


그 다음 해에 내 경험담을 듣고 출산한 친구는 조리원 예약을 하지 않고 산후도우미를 부르고 또 친정부모님 밑에서 몸을 조리했는데, 괜찮았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혹시 조리원에 남편이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나는 기꺼이 조리원을 추천할게. 부부가 함께 있고 누군가 방문할 수 있는 환경에서의 조리원이라면 나도 참 좋았을 것 같아.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주니까. 


#정부지원_산후도우미


정부에서 산후도우미 비용을 2주 정도 지원해주는데(정부 정책에 따라 시기마다, 지역마다 지원 정도가 다름.), 베테랑 산후도우미를 만나면 초기 육아에 대한 전반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아. 아기 목욕시키는 방법, 손톱 깎는 법을 익히고 아기를 안는 법, 기저귀 가는 법 등 기본적인 것들을 도우미 옆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어. 산후도우미는 아기를 봐주고 산모의 밥을 챙겨주는 일이 주된 역할이야. 밥은 냉장고에 내가 먹고 싶은 재료를 채워 놓으면 알아서 해주거나, 따로 도우미와 이야기해서 무엇을 먹을까 대화를 통해 메뉴를 선정하기도 하지. 


보통 알아서 잘 해주니까 너무 걱정 말고 맡겨봐. 그런데 그래도 앞서 말한, 집 안에 카메라는 꼭 설치하기를 바라. (카메라 설치시 도우미에게 그 사실을 반드시 알려줘야 해.) 내가 간혹 은행일을 보거나 밖에 외출할 일이 생겨서 나가 있을 일도 있고, 내가 잠을 잘 때 아기가 어떻게 지내는지 엄마가 알고는 있어야 하니까.

 

작가의 이전글 출산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