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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사계인 May 16. 2024

입덧에 대해

아이를 갖게 된 나의 여자친구들에게 2장

제2장. 입덧에 대해


임신을 하게 되었어? 정말 너무 축하해. 


이제 한 6주부터 길게는 20주 정도까지 입덧이 있을 거야. 운이 좋다면 물론 없을 수도 있지.


#내가_겪은_입덧_느낌

임신 전 나는 정말 궁금했어. 입덧은 어떤 느낌일까, 난 드라마에서 나오는 인물이 임신 후 입덧을 할 때를 떠올리며, 음식 앞에서 ‘우엑’ 하는 게 입덧이라고 가볍게 생각했지. 그런데 나에게 찾아온 입덧의 느낌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떤 음식을 먹어도 음식 맛이 상한 것처럼 느껴지고, 모든 음식물에서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난다고 하면 가장 가깝다고 말 할 수 있겠어. 먹은 게 없는데도 속은 계속 체하고 멀미하는 느낌에 먹고 싶은 마음도 사라지고 기력도 없지.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현실에 짜증이 나서 엉엉 운 날도 있었어.


사람마다 입덧이 없는 사람도 있어. 그리고 아주 약하게 지나가는 사람도 있지. 임신 당시 주위를 둘러보니 나는 평범한 수준이던데, 그래도 누가 내 입덧이 가볍다고 말한다면 나는 너무 서운할 거야(난 정말 그 순간 사는 게 지옥일 정도로 힘들었거든). 


#입덧_하는_이유

임신 초기, 내가 입덧이 너무 힘들어 의사 선생님께 왜 입덧을 하냐고 물어보니, 선생님 포함 학자들도 그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는 못했대. 그래서 내가 여기저기 손을 놀려 인터넷에 검색을 해서 찾아본 결과, 잡다하게 논문들이 나왔어. 신뢰성이 있는지 없는지 당연히 모르지만 그 중 가장 그럴 듯하고 와 닿았던 이유가 태아를 보호하려고 입덧을 한다는 거야. 


엄마에게 평소와 다른 몸 상태를 제공해서 임신 사실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거지. 또 입덧을 하면 아무 음식이나 못 먹거든? 나 같은 경우는 아주 소량의 과일 말고는 한 달여 동안 거의 먹은 게 없어서 오히려 몸무게가 빠졌어. 그래서 태아에게 독이 되는 음식들(술과 기름진 음식)을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만들지. 입덧에는 그 종류에 따라 무엇이라도 먹어야지 속이 편해지는 먹덧, 특정 음식(과일이나 고기)만 먹을 수 있는 보통의 입덧,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심한 입덧으로 나눌 수 있어. 그리고 입덧을 정말 심하게 하는 사람 중에서는 임신 기간 내내 입덧을 하는 사람도 있대, 우리 시어머니 이야기야. (보통 14주 전에 소멸!)


#입덧_약 #망설이지_마

입덧도 질병으로 분류가 돼, 그러니까 병 인거지. 입덧을 완화해주는 약이 있어. 디클렉틴, 디너지아, 디크라민, 프리렉탄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나와 있는 입덧약은 사실 동일한 성분으로 모두 똑같아. 피리독신(비타민 b6)과 독실아민(1세대 항히스타민)으로 이뤄진 복합제인데 임산부와 태아에게는 당연히 안정성이 입증된 약이야. 


입덧약은 담이 임신하고 7-8주 정도 됐을까, 내가 음식을 아무것도 못 먹으니까 담당 선생님께서 처방해 주셨고, 처음 처방받았을 때는 그냥 먹지 않고 버텼어. 당연히 안전한 걸 알지만, 아기에게 혹시나 안 좋을까 싶은 마음에서였어. 그런데 결국 먹었어. 입덧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이게 더 해롭겠다 싶어 내린 결정이었어. 하루 최대 4알까지 복용 가능하고 이 약을 처음 먹으면 정말 졸리거든? 적응이 되면 괜찮기도 한데 항히스타민 성분이 원래 좀 졸려. 그래서 복용은 보통 잠들기 전이야. 혹시 복용하게 된다면 자세한 처방과 복용법은 약을 처방 받을 때 의사와 약사가 알려줄 거야.

나는 8주부터 입덧이 사라졌던 12-13주까지 약을 쭉 먹었어. 지금 생각해도 약을 먹은 걸 잘했다고 생각해. 약 덕분에 그 힘들었던 시기를 무사히 잘 넘겼거든. 그래서 나는 네가 입덧을 하게 되면 그냥 참지 말고 약을 복용하는 걸 추천해. 

물론! 휘담이는 아주 건강하게 태어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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