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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사계인 May 16. 2024

임신 후기의 몸 상태

아이를 갖게 된 나의 여자친구들에게 3장

제3장. 임신 후기의 몸 상태


사람마다 임신도 증상이 다양한데, 내 경우를 말해 줄게. 나는 몸의 변화에 아주 예민한 편이야. 작고 작은 변화도 눈치를 잘 채는 편이지. 이건 고통을 잘 견디는 성향과는 또 달라. 나는 고통은 잘 참는데 일단 내 몸이 변화하는 양상에 대해서는 굉장히 파악이 빠르거든.


사람마다 자기 몸에 나타나는 변화를 느끼는 정도는 모두 다르겠지. 그러니까 내가 느꼈던 임신 증상들은 ‘내가 예민해서 이렇게 더 잘 느꼈던 것일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해. 


다시 말해 너는, 보다 더 순하고 부드럽게, 응? 별거 아닌데 하면서 지나갈 수 있을 거야. 


#다양한_변화 #걱정하지_마

나는 마른 임산부였어. 임신에 필요한 최소한의 무게만 쪄서 임신 말기 최종적으로 12kg 정도 몸이 불었고, 몸이 무거워지면서 팔과 다리, 손가락, 발가락 마디마디가 엄청 부었어. 신발 사이즈는 240mm을 신는데 그동안 신었던 신발 중에는 맞는 신발이 없어서 265mm 사이즈의 남편 신발을 신고 다녔고, 널찍한 원피스를 입어야 했지. 결혼반지가 맞지 않기도 했어. 남편 사이즈에 맞춰 놓은 반지까지도 맞지 않을 만큼 손가락이 퉁퉁 붓고 뼈 마디마디에 통증이 생겼어. 그리고 태아를 보호하려고 등과 허벅지에 살이 붙어서 눈에 변화가 보이는 게 참 신기했지. 


아 또 하나, 양쪽 턱 아래에 커다란 혹이 잡혔어. 병원에 갔더니 지금의 상태에서는 뭘 해줄 수가 없대. 아기를 낳고 검사를 자세히 해보자는 말만 돌아왔어. 그 당시에는 정말 무서웠어. 만약에 정말 고치기 힘든 병이면 어떡하지, 걱정이 한 바가지였지. 


또 감기에 걸렸을 때에는 약 처방이 어려워 가글로 버텼는데 약 없이도 감기가 나아서 그 사실이 너무 신기했어. 내 백혈구 칭찬해. 그 후에 나는 지금도 감기에 걸리면 그냥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먹기 보다는 가글을 열심히 해줘. 그러면 어느새 나아있더라.


#가장_힘들었던_것

다른 것들은 그냥 넘기겠는데 막 달이 되니 소변이 대박이었어. 방광이 기능을 상실했지. 물은 먹은 즉시 방광에 신호를 보내주었고 밤에는 화장실을 가려고 몇 번을 깨야 했어. 주변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이런 임신 후 증상들을 대부분 비슷하게 겪었다고 해. 


#특이케이스

특이하게? 일반적이지 않은 증상들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사람 많은 곳(지하철, 쇼핑몰)에서 기절하는 증상, 다른 하나는 29주 정도부터 배가 너무 당기는 증상이 있었어. 기절하는 증상에 대해서는 당시 담당 의사 선생님이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했고 원인도 딱히 없고 그냥 아기 낳으면 나을 거라고 사람 많은 곳에 혼자 가지 말라고 하셨지. 배가 당기는 증상은, 조기 진통이었고 그 탓에 나는 30주부터 34주까지 입원을 무려 4주간 했어. ‘라보파’라고 조기 출산을 막아주는 약을 계속 맞으며 눈물로 임신 막 달을 보냈어. 이게 나의 임신 스토리 중 가장 빅 이벤트였어.



#그래서_지금은?

지금은 그때 부었던 붓기는 모두 빠지고, 턱에 잡히던 혹도 전부 사라졌어. 다 사라질 걸 알았다면 그때 걱정을 전혀 안 했을 건데, 억울하긴 하지만 혹시 너에게도 이렇게 변화가 생긴다면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적어보았어. 다 사라질 거야. 나는 근데 방광이 다쳤는지 좀 아파서 아직 병원에 다녀. 임신.. 정말 쉽지 않지? 내가 글로 적으며 다시 되돌아봐도 쉬운 일은 절대 아닌 거 같아. 


그런데 또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 값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니까. 인생 전체에서 바라본다면 내 가족 한 명을 만나는데 또 그렇게 못할 만큼의 일도 아닌 것 같아. 또 다행인 건 출산은 생각보다 수월? 했어. 모유수유는 많이 아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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