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프리라이팅
AM 7:30
욕조 거품 위로 머리만 쏙 내놓았다. 머리끝까지 거품 속으로 숨겨버리고 싶지만, 나는 그것까지는 하지 못한다. '코로 숨을 쉬지 못한다는 것'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엄마를 닮았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나는 남자아이라 아빠와 샤워를 한다. 일곱 살까지는 엄마랑 샤워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왠지 아빠랑 해야 할 것 같다. 욕조에 물을 가득 담아서 하는 목욕만은 나 혼자서 할 수 있다. 나도 어엿한 학생이니까.
그렇다고 지금 기분 좋게 목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게임을 못 하게 하여 우울한 기분이 든다. 엄마는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나만 못하게 한다. 나는 책 읽는 것과 게임, 놀기만 하고 싶다. 아직 아이인데,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친구들은 학원을 여러 곳 다니는데, 나는 태권도만 다닌다. 엄마가 내가 다니고 싶은 곳만 다니라고 해서 좋다.
어른은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겠다. 저녁 늦게까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고, 언제든지 스마트폰을 볼 수 있다. 나는 미션을 완수해야만 게임을 하고 유튜브를 볼 수 있는데, 좀 억울한 생각이 든다. 잠자기 직전에 과자를 먹고 싶기도 하다. 어른이 되면 내 맘대로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해야지.
하지만 어른이 되기 싫기도 하다. 어른이 되면 하기 싫어도 직장에 나가 일을 해야 한다. 돈을 벌어야 우리 가족이 먹고살 수 있다. 매일 일만 하는 아빠가 불쌍하다. 엄마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내 공부를 봐주고, 집안일을 쉬지 않고 계속한다. 얼른 어른이 되고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늦게 되고 싶기도 하다. 어른도 아이도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닌 것 같다.
AM 7:41
<하루 10분씩 100일 동안 1000가지 창의적 글쓰기> 책에 나온 '어린아이 상상법'을 이용해서 10분 프리라이팅을 해보았어요. 어린아이라고 생각하고 아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거예요.
키가 작고 마른 8살 남자아이로 설정하고 글을 쭉 써보려고 했는데, 10분이 너무 빨리 흘러 이야기를 다 풀어내지도 못했네요. 그래도 짧은 시간을 설정한 후 마무리하는 연습은 재밌습니다.
내면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글을 쓰면 상상력을 높이고 창의력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재밌습니다. 한 번 도전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