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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란 책 제목도 있듯, 사람들 사이에 소울푸드로 자주 언급되는 떡볶이. 나도 떡볶이를 참 좋아하는데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가장 먹기 어려운 음식이기도 하다. 탄수화물 덩어리! 왜 떡볶이는 맛있어서 날 괴롭게 하는 걸까~~~ 나는 떡볶이를 언제부터 좋아했을까? 왜 떡볶이를 좋아하게 됐을까?
어릴 때부터 밀가루 음식을 참 좋아했다. 칼국수, 수제비, 국수, 라면 등.. 엄마도 어릴 때부터 고기보단 밀가루가 더 좋았다고 했다. 엄마 어릴 땐 고기도 밀가루도 귀했을 때라 자주 못 먹는 음식이었는데 이상하게 고기는 싫고 밀가루가 좋았다고 했다. 나도 엄마를 닮아서 그런가?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도 삼겹살을 먹지 않았고, 고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대신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많이 먹었다. 지금 내 기억에 떡볶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그전엔 쌀 떡볶이를 자주 접했다면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통해 처음 가게 됐던 즉석떡볶이집에서 밀떡을 접하면서부터 떡볶이 사랑이 시작된 것 같다. 밀가루를 주식으로 먹지 않는 민족이라 소화도 어렵고 많이 먹으면 좋지 않은데, 왜 이렇게 밀가루가 좋은 걸까.. 이처럼 비극이 또 없다.
어릴 때는 소화에 무리도 없고 건강하다 보니, 떡볶이를 자주 먹었다. 특히 성인이 되고 직접 돈을 벌게 되면서 맛있는 즉석떡볶이를 찾아먹는 재미에 빠지기도 했었다. 즉석떡볶이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떡볶이를 좋아하는데 이건 내가 떡을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다. 떡 is 뭔들... 쫀득하고 쫄깃한 떡 위에 달콤 매콤한 양념이 착 들러붙어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에 익숙하고도 새로운 맛이 싹 감싼다. 그렇게 몇 입 먹으면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아 맵다! 싶을 때 단무지로 매운 입을 헹궈준다. 그러면 지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마법이 시작된다. 떡이 물릴 때쯤 어묵을 한 입 먹으면 그 짭짤하고 감칠맛 넘치는 맛이 떡을 또 부른다. (무한반복)
즉석떡볶이는 더 많은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라면, 쫄면, 당면, 치즈, 볶음밥 등등.. '탄수화물+탄수화물=맛있는 것'이라는 공식은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는 느낌이 확실히 드는 이유이다.
이렇게 떡볶이를 좋아하면서 얻게 된 것은 '떡볶이 덕후' 타이틀과 살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그렇게 살이 찐 편은 아니었다. 마른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살이 찐 편도 아니라 늘 적정체중을 유지했었는데 코로나 이후 떡볶이 배달을 자주 시키면서 체중이 많이 늘기 시작했다. 배달시키는 떡볶이들은 우선 양이 많다. 여러 명이 먹기에도 많은 양인데도 혼자서 또는 둘이서 다 먹게 되고, 탄수화물 덩어리이다 보니 살이 안 찔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불어난 체중은 쉽게 빠지지 않았다. 체중이 늘면서 안 맞는 옷이 많아지고, 안 아프던 곳이 아프고, 생활이 불편해지다 보니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시작한 다이어트는 이제 갓 한 달을 넘겼다. 그동안 한 번도 떡볶이를 먹지 않았는데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떡볶이를 시켰다. 오랜만에 먹은 떡볶이는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여전히 달콤하고 매콤했으며, 떡볶이에 들어간 떡과 당면은 세상 쫄깃했다. 다른 식감이 필요할 때 단무지로 아삭함을 추가해 주고 어묵으로 감칠맛을 더해.. (무한반복)
앞으로도 떡볶이를 포기하고 살긴 어려울 것 같다. 우울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떡볶이를 먹고 기운을 내기도 했다. 역시 인생의 진리지! 뭐든 적당히! 떡볶이도 적당히 먹으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건강을 위해 살을 빼야 해서 자주 먹는 건 어렵겠지만, 먹고 싶을 땐 가끔 먹어야겠다.
아~ 오늘도 정말 맛있었다!!
24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