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라는 왕관의 무게
메시와 호날두. 21세기 최고의 축구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바르셀로나의 전설 리오넬 메시? 아니면 축구 역사상 최고의 7번으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오죽하면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호날두가 5회, 메시는 6회를 수상했을까요. 2008년 호날두의 수상을 필두로 2021년까지 서로가 발롱도르를 양분할 동안 다른 선수가 발롱도르를 차지했던 건 고작 2018년뿐이었습니다. 다시금 둘의 업적이 놀라울 따름이며 세계적인 선수의 플레이를 볼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죠.
새롭게 역사를 쓰고 있는 두 선수지만, 스타일은 사뭇 다릅니다. 메시는 불리한 신체 조건을 천부적인 재능으로 극복했다면 호날두는 시원시원한 체격에서 나오는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골망을 흔들곤 합니다. 축구를 단순히 신체 조건으로 하지는 않지만, 피지컬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히 호날두의 손을 들어줄 수 있겠네요.
호날두의 몸을 본 적 있으신가요? 선명한 식스팩과 다부진 근육질 몸매 위주라면 전성기 이후 사진일 가능성이 큽니다.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처음 프로로 데뷔했을 때 사진을 보면 지금과는 사뭇 차이가 있습니다. 185cm의 키에 몸무게 70kg을 웃돌았기에 말랐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등을 거치면서는 한결같이 84kg을 유지 중이죠.
비결은 바로 식단에 있었는데요. 운동선수답게 지방의 섭취는 줄이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으로 식사를 꾸린 것이죠. 인터넷에 떠도는 일명 ‘호날두 식단’도 이미 유명합니다. 아침에는 과일과 주스 및 통곡물 또는 저지방 요거트로 가볍게 속을 달래줍니다. 점심에는 샐러드와 닭고기를 섭취하며 단백질 섭취에 주력하고, 저녁에는 해산물과 과일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하죠. 상상조차 어려운 퍽퍽한 식단을 하루도 아니고 1년 내내 유지한다고 하니 자기관리에 얼마나 철저한 사람인지 알 수 있는 대목 아닌가요?
그와 같이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의 증언도 인상적입니다. 식단을 바꾸고 경기력이 향상된 걸 몸소 느낀 호날두는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고 하죠. 1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집에서 파티를 개최한 호날두는 방문한 선수들에게 음식으로 닭고기와 샐러드, 물만 준비했을 정도입니다. 유벤투스 소속의 아르투르 멜루는 호날두가 자신에게 매일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알려준다며 존경을 표하기도 했고요.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알코올은 건강에 해롭지만, 특히 운동선수에게 술은 치명적입니다. 열량은 높은데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고, 그대로 몸에 축적되기 때문이죠. 단백질 합성도 방해해 근손실까지 초래합니다. 호날두는 술 역시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그의 가족사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지만, 술은 물론 담배나 탄산음료까지 멀리하는 와중에 영양제나 비타민은 꼬박 챙겨 먹고요. 그야말로 놀라운 자제력이자 실행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식단만큼이나 철저하게 노력을 쏟는 분야가 훈련입니다. 경기 일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일주일에 5회 정도 소속팀 훈련에 참여합니다. 여기서도 그의 진가가 드러나는데요. 훈련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제일 늦게까지 남아있는 선수로 유명하죠. 팀 훈련이 끝나면 자기가 부족하다고 느낀 분야를 훈련합니다. 나이에 맞게 강도는 줄이더라도 시간까지 타협하는 법은 없습니다.
훈련이 완벽을 만든다는 속담이 있죠. 호날두가 경기에서 골을 넣고 인터뷰를 할 때면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내용이 바로 훈련입니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유벤투스를 만나 환상적인 바이시클을 선보이며 골망을 흔들었던 호날두는 전날 진행했던 훈련에서 똑같은 자세로 연습했던 사실이 화제였죠. 프리킥으로 A매치 100번째 골을 달성했을 때도 동료들은 대수롭지 않은 듯 훈련에서 줄곧 성공했던 궤적이라고 말했고요.
세계적인 선수답게 그가 받는 연봉은 가히 천문학적입니다. 뜬금없을 수 있지만, 이어지는 맥락인데요. 축구선수로서의 성장을 위해 자신에게 투자하는 규모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함께 뛰었던 퍼디난드는 호날두의 집에 무려 열 명의 매니저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알고 보니 그들은 트레이너, 의사, 요리사, 물리치료사 등 호날두가 개인적으로 고용한 사람들이었죠.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일상 역시 특별한데요. 운동이 끝나면 질소 증기로 피로를 풀어주는 크라이오테라피를 즐깁니다. 상당히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통증 완화나 회복에 효과적이라 운동선수들이 애용하는 장비죠. 하체를 많이 쓰는 축구는 나이를 먹을수록 무릎에 부하가 갈 수 있는데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호날두는 집에 수영장을 마련하고, 물속에 자전거를 설치해 유산소를 병행한다고 합니다.
피날레는 휴식입니다.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고, 구슬땀 흘려가며 운동을 했다면 편안하게 쉬는 것도 몹시 중요합니다. 휴식 역시 초점은 축구에 맞춰져 있는데요. 클럽이나 파티를 즐기지 않는 대신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우선순위로 꼽습니다. 그의 SNS 계정에는 화목한 가족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을 정도죠. 수면 역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에 매일 여덟 시간 이상 자며 컨디션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엄친아도 이런 엄친아가 있을까요? 하나만 지키기에도 어려운 습관을 수년째 실천하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루틴을 세우고, 지켰기에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23세의 신체 나이를 유지하는 비결이겠죠. 미미한 부상은 있었으나 좀처럼 심각하게 다치지 않는 배경에도 생활 습관의 공이 큽니다.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던 또래 선수들은 슬슬 축구화를 벗거나 지도자의 길에 접어들었는데 여전히 그가 공을 잡으면 기대감이 생기는 이유죠.
무조건 찬양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판을 받아야 할 부분은 마땅히 받아야겠죠. 더욱이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인성 논란이나 불화설은 호날두를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화제 중 하나입니다. 탐욕도 마찬가지고요. 대한민국을 방문해서는 일명 노쇼 사건으로 미운털이 단단히 박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축구선수로서 지금까지 보여준 호날두의 자기관리는 결점이 없었습니다. 세계 최고가 보여준 품격 그 자체였거든요.
<호날두의 운동 15계명>
1. 몸을 단련하는 만큼 마음을 단련하는 법도 배워라.
정신력은 신체만큼이나 아주 중요하며 목표 성취에 큰 힘이 된다.
2. 절제하라. 끊임없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운동 루티에 끈끈히 달라붙는 것이 중요하다.
3. 목표를 설정하라. 이는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며 앞으로 나아가게끔 한다.
4. 파트너와 함께 운동하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이다.
경쟁심도 생기고 스스로를 독려하게 한다.
비슷한 수준의 파트너와 함께 한다면 서로 운동을 도와줄 수 있다.
5. 적절한 수면은 아주 중요하다. 나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특히 경기날은 더 그렇다. 수면은 근육이 회복하도록 하며 이는 아주 중요한 점이다.
6. 충분한 워밍업으로 부상을 방지하라.
우리의 경우, 워밍업으로 몇 바퀴 뛰고, 스트레칭 하고 카디오 워밍업을 한다.
7. 여러 운동을 섞어서 하라. 카디오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함께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는 몸 전체적으로 자극을 주고 힘과 스테미나를 동시에 기를 수 있다.
8. 높은 강도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 순환이 되게 하고 스태미나를 늘려 준다.
팀 훈련에서 스프린트 세션을 상당히 많이 한다.
헬스장에서도 할 수 있고, 밖에서도 할 수 있다. 모든 운동에 접목시켜보라.
9. 카디오 세션은 근지구력과 스테미나, 그리고 근육을 선명하게 하는데
아주 중요한 운동이다. 한 번에 30분 정도로 하고 점점 횟수를 늘려라.
10. 어디서나 운동하라. 자기 전이나, 일어난 후 침대에서 복근운동을 할 수 있다.
습관화가 되면 아주 쉬운 일이다.
11. 좋은 결과는 언제나 좋은 식단과 함께한다. 난 고단백질 식사를 한다.
통밀로 만든 탄수화물 식품과 과일, 채소를 즐기며 설탕이 들어간 음식은 피한다.
생선도 좋아하고 특히 포르투갈 음식인 '바칼랴우 아 브라즈'를 좋아하는데,
구이로 된 요리만 먹고 샐러드를 곁들인다.
12. 갈증을 피하라. 물을 마시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또, 나는 술을 피한다.
13. 규칙적으로 식사하라.
규칙적으로 운동한다면, 꾸준히 높은 양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퍼포먼스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난 때로는 하루에 소식으로 6번을 먹기도 하는데,
항상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이기 위해서다.
14. 항상 좋은 음악과 함께하라. 이는 주변의 상황을 차단해주며 동기부여를 해주고
최선을 다하도록 돕는다. 난 힙합과 레게 음악을 주로 듣는다.
15. 평온하라.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해도, 평온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것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최고가 되도록 돕는다.
난 가족, 친구들과 주로 시간을 보낸다.
항상 나를 평온하게 해주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