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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구너 Nov 16. 2021

자기관리

KEYWORD 1. 자기관리


 단어에서 주는 위압감이랄까요. 자기관리라고 하면 괜스레 거창하게 들립니다. 당장 살을 빼거나 복근을 만들고, 새벽부터 일어나야 할 것 같죠. 자기관리를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려고 행동적 학습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라 의미합니다. 생각보다 말이 어려운데요. 어제와 똑같은 오늘, 오늘과 똑같은 내일을 살지 않기 위해 일상에서 작아도 좋으니 변화를 주는 겁니다. 작심삼일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서 말이죠.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원했다면 실망도 크겠지만, 묵묵히 실행에 옮긴다면 대부분 긍정적이면서 바람직한 결과로 보답받기 마련입니다. 자신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없을 테니까요. 주변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사례가 많습니다. 금연에 성공하고, 독서를 시작하고, 절약하여 목돈을 마련하는 등 결과는 다양한데 저마다의 동기는 비슷하죠. 인생에서도 축구에서도 자기관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프로에 데뷔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뛰어난 자기관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소년 시절부터 10년을 웃도는 인고의 시간을 감내했기 때문이죠. 어린 나이부터 끝없는 경쟁 속에 살아남아 주어진 기회이자 보상입니다. K리그 1부와 2부를 막론하고 입단 테스트가 열리면 기본적으로 1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합니다. 한 자리를 놓고 100명의 선수가 경쟁하는 셈인데요.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교 진학 대신 바로 성인 무대에서 활약하는 요즘 10대 선수들이 다시금 대단해 보입니다.


 잔인할 수 있지만, 현실에 안주해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멈춰있다고 자신의 상황이 유지되는 건 아닙니다. 경쟁자가 앞서가면 자연스럽게 뒤처지기 마련이겠죠. 자기관리에 소홀해 실력 발휘에 실패한다면 다음 기회는 언제 또 찾아올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항상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나를 제외한 모두의 기량은 나날이 발전하거든요.


 최고들끼리 모여있는 집단에서도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가 있기 마련입니다. 눈도장을 찍은 선수들은 자신의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발판 삼아 더 큰 무대로 옮기고, 국가를 대표하여 뛰기도 합니다. 그들의 기량이 독보적으로 뛰어났다거나 실력 격차가 대단히 크다는 뜻이 아닙니다. 모두가 멈췄을 때 한 발자국 더 나아가고, 지쳐서 포기하고 싶을 때 한 방울의 땀을 더 흘렸기에 가능한 결과 아니었을까요.


 독일의 심리학자 롤프 메르쿨레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요. 이영표가 다시 되뇌며 유명해진 말이죠. 극소수의 인원을 제외하면 재능의 차이는 대단하지 않습니다. 노력으로 극복 가능한 정도의 재능 차이일 것이고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철저한 자기관리로 노력을 이어가면 정말 뛰어난 선수로 거듭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을 즐기면서 일상으로 굳어지면 비로소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설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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