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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윤 Jun 14. 2024

#1. 금빛 모래알

너와의 속도 


 요즘 이따금 그런생각을 종종 한다. 


시간의 유한함, 

찰나의 반짝임, 

결국은 지나갈 것임의 시큰함,


한뼘 반이였던 아이의 오동통한 다리는 어느새 기다래진 어린이의 다리가 되어버렸고 언제 마음이 이리도 커버린 건지 엄마의 마음도 살펴주는 다정한 아이가 되어가고있다. 


이 아이를 바라보고 있자면 

햇빛을 한움큼 머금은 모래알같단 생각이 든다. 


움켜쥐어지기도 전해 흩어져가는 아이의 금빛같이 찬란한 시간, 


양 두손으로 가득 퍼담아도 금새 흩어져 떨어지는 아이의 찰나. 


아무리 사진, 영상으로 담아내어도 지금의 너를 담아내기엔 역부족이다. 


눈으로 가득 담고 담아도 금방 흩어진다. 


우리의 오감 중 가장 오래 남는 감각이 후각이라고 한다. 

너를 꽉 안고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힘껏 숨을 삼킨다. 


보송 보송 살냄새, 부드러운 목덜미, 희미하게 맡아져오는 풀냄새, 오늘 하루 재밌게 보냈던 것 같은 어린이 냄새, 흙냄새와 뒤섞인 귀여운 땀냄새, 


금새 이 냄새도 옅어지겠지만 살면서 이따금씩 갑자기 맡아질 너의 잔향에 난 오늘을 기억하고 그리워할 것을 안다. 


이전에는 유한한 나의 행복의 시간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였던 적이 있다. 

어짜피 끝이 있는 행복을 위해 마음을 쓰는게 어려웠다. 

그래서 애써 행복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 다정한 사람들, 따뜻한 공간, 나를 위한 시간 등 . 

마음 한켠 시니컬하게 뒤돌려놨었다. 

유한함 끝에 결국에 올 상실감이 무서워서 그 순간을 풍성하게 누리는게 두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유한하고 나의 하루는 어찌됐건 지나간다. 


아이의 반짝이는 머리칼을 바라보고 있자니

나에게 쥐어진 이 유한한 행복을 ,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행복을 흩어지얼정 잘 움켜쥐고싶어졌다. 

보고, 맡고, 듣고, 쓰고, 남기고 , 


오늘의 너를, 오늘의 나를, 나의 행복을 잘 켜켜이 개켜놓아서 정성스레 정리해놔야지 




너와의 속도_ 금빛 모래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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