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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곡가 초이 Jul 23. 2020

떠나요!요술 엘리베이터 타고 상상여행

아이가 만든 창의적인 집콕 놀이


 저녁에 씻고 나왔더니, 아이가 혼자서 열심히 놀고 있습니다.

요즘, 저도 집에서 이것저것 하느라 바쁘니, 혼자서 노는 법을 터득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벽에 무얼 잔뜩 붙여 놓고 웬 박스도 갖다 놓았네요.

이번엔 뭐니?

응? 

도대체 이게 뭐니?
자동문??
뭘 누르는 거니?

아...

이것은... 이거슨...!!!!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는 나의 놀이 공간

 요즘, 엘리베이터에 푹 빠진 우리 아이.

가장 먼저 내리는 사람을 보면 일등으로 내려서 부럽다고, 우리도 3층에 살자고 그래요. 

외출할 때마다 아이는 엘리베이터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만나는 사람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인사하고, 

맘에 드는 친구가 있으면 우리 집에 무조건 놀러 오라고 초대장 남발하고,

엘리베이터를 관찰하고,

궁금한 건 물어보고, 

층수 버튼으로 숫자 놀이하고,

호기심에 비상벨 눌렀다가 혼나고...

엘리베이터에서 뛰면 경비원 아저씨가 어떻게 혼내냐고 물어보기도 하고요.(어떻게 혼내긴!!)

어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면 어색한 침묵을 견디는 시간이지만, 아이에게는 이 작은 공간이 즐거운 놀이 공간이었던 거죠.

그 공간이 좋았던지, 아이는 집에다가 그 자리를 마련해 놓은 것이었어요.

자, 그럼 아이가 100% 직접 만든 신제품 집콕 놀이 한번 분석해 보겠습니다.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갈 수 있는, 요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네요~그대가 들어오죠~"

하지만, 현실은 사람이 일일이 열어줘야 하는 박스로 만든 수동 엘리베이터 문.

(아빠의 화장품 박스를 수집하는 아이여서, 놀이에서 자주 선택하는 아이템이죠.)

현실은 수동 엘리베이터 문

현재 몇 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고 있을까요?

우리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3층이네요.

네, 3층에서 오고 있네요. 위아래층 버튼도 보이고요, 휠체어도 탑승 가능한지 표시도 되어있네요.

휠체어가 탑승 가능한지 알려주는 버튼 표시까지!!

엘리베이터를 타면, 벽에 버튼란이 있죠. 맨 위에는 위기 상황에 연락할 수 있는 비상벨 버튼, 그리고  승강기 고유번호가 있고요.

지하부터 지상층까지 운행되는 층수 버튼이 있어요.

자, 이제 자신이 가고 싶은 층수를 눌러요.  도착하면~ 쨘~~!! 다시 수동문 열고 나옵니다.

무한반복... 개미지옥...

아... 디테일하다... 너 정말...!!

매일 밖에 나갈 때마다 만나는 엘리베이터를 완벽하게 구현해 냈습니다.

이 엘리베이터는 우리 집도 갈 수 있고, 할머니 집에도 갈 수 있고, 음식점에도 갈 수 있고, 친구 집에도 놀러 갈 수 있는 '요술 엘리베이터'에요. 

"넌 어디에 가고 싶니?"

"고모집!!!"

가고 싶은 곳을 말하고, 버튼을 눌러봐!!

"고모집은 1층이야."

 1층 버튼 꾸~욱!!

거기엔 사촌 형아랑 동생이 있거든요. 셋이 만나면 정말 너무 재밌게 놀아서 고모집을 제일 좋아해요.

상상만 해도 좋은지 웃음이...

"엄마, 그런데 화장실은 10층이에요."

"아... 화장실 되게 멀다! 오줌 마려우면 어쩌지?"

"ㅋㅋㅋㅋㅋ..."


"엄마는 어디 갈래요?"

"엄마는 이걸 타고, 여행을 가고 싶어요. 문이 열리면 바로 하와이가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가고 싶다 하와이~내가 간다 하와이!!/© seantookthese, 출처 Unsplash

"맛난 것도 많이 먹고, 하와이 해변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놀고 싶어요." (이거 진짜 찐 심이다)

아... 생각만 해도 너무너무 좋네요. 


그렇게 아이와 요술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고 싶은 곳 가보며 실컷 놀았네요.

요술 엘리베이터로 떠나는 상상여행 집콕 놀이 어떤가요?

집마다 엘리베이터 한 대씩 설치하시죠~! 

준비물은 종이 몇 장과 색연필, 그리고 테이프만 있으면 됩니다.

알라딘의 요술램프 지니처럼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는 상상여행~!

생각만 해도 좋네요. 암요!! 여러분은 아이들과 이 요술 엘리베이터를 타고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집콕으로 지친 아이들과 함께 이번엔 엘리베이터 놀이로  기분 전환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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