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차 - '백만인의 서평단' 메일을 받다
'서평단에 초대합니다'
5월 중순, 전혀 예상치 못한 메일 한 통.
4월 한 달간 사서 읽은 책은 17권이었다.
먹고 자고 쓰는 시간 제외하고는 책만 읽었기에, 누구에게는 적은 숫자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30여 년 간 살아오면서 처음이다.
『아주 작은 목표의 힘』을 비롯해 베스트셀러인 『더 해빙』, 『레버리지』 등 자기 계발서와 경제/경영 도서 위주로 그나마 흥미가 있는 주제의 책을 '막' 읽었다.
책에 아주 조금이나마 재미를 붙여 읽을 수 있었지만 사실은 다른 이유에서 읽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트레스가 너무나도 많았던 회사 생활에서 벗어나 생긴 마음의 여유와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절실함 이 두 가지가 책을 읽게 도와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한 달간 열심히 책을 읽었고, 잊지 않기 위해 블로그에 기록을 꾸준히 남겼다.
그런데 책 값도 은근히 만만치는 않았다.
주 4~5권을 읽는다고 하면 주당 약 6~7만원, 월 25~30만원의 지출이 발생한다. 도서관을 이용하고 싶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도서관이 휴관한 지 약 2개월째였다. 그리고 서점에서 서서 또는 앉아서 보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 그 책을 점유해야 하기에 민폐라고 생각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에게 투자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라는 내용을 책에서도 접했지만,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나에게 쓰는 돈이 예나 지금이나 항상 아까웠다. 말 그대로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아까워하면서도 샀고, 사면서도 아까워했지만 '더 나은 미래'와 불안함 속에서도 그저 막연하게 있는 '믿음'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그러던 중 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메일이 찾아왔다.
(회사 생활 습관으로 수신 메일은 무조건 당일 확인 및 처리를 다 하는 편이다.)
서평단? 광고인가? 스팸인가? 내가 책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지?
엄청난 의심이 생겨서 발신자를 보니 '백만인의 서평단'이라 쓰여 있었다. 검색을 해보고 나서야 스팸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메일을 열어보았다.
최근 국제적 이슈인 코로나에 관한 주제였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서평단 참여 바로가기’를 클릭한다.
몇 가지 질문 사항이 있었고, 그에 맞는 내용을 적어서 제출했다.
이러한 이벤트에 당첨 경험이 별로, 아니 거의 없다. 그래서 1% 정도의 희망과 이러한 메일을 받게 되었다는 기쁨만 가지고 똑같은 일상을 보낸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4일 정도 지났을까?
놀랍게도 '백만인의 서평단'에서 이번에는 메일이 아닌 문자가 왔다.
서평단에 응모해 주셔서 감사하고, 선정되셨음을 축하드린다고!
서평단이라는 것이 있는지도 몰랐고, 책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도 전혀 몰랐던 나에게 이런 행운이 찾아오다니, 얼마 전 읽었던 『더 해빙』이 떠올랐다.
잠깐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고 걱정만 하게 되어 책을 읽었고, 책에서 하라는 대로 긍정적인 생각과 감사함을 실천하라고 해서 실천하려 애썼더니 정말로 행운이 찾아온 것인가.
'서평단'이라는 것이 있는 줄도 몰랐다. 책은 온라인 서점 또는 직접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해서 사는 것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물 받는 것을 제외하면. 너무나도 무지했던 것이다.
내 생애 ‘서평단’이라는 것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새로운 도전'이라는 것을 조금 적극적으로 해볼까 하는 마음을 먹는다.
3일 정도 지나 책이 도착했다. 처음으로 '내돈내산'이 아닌 누군가에게 '받은 책' 『코로나 이후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