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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지 Dec 18. 2020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녀의 장래희망

그 여자의 꿈은 천하에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받고 있는 마음을 의심하는 일 없도록. 그녀는 생각했다. '내가 늙고 병들고 추하고 못된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을 거야. 어리고 건강하고 볼만하고 만만해서 내 곁에 있는 게 아니라고.'

그녀는 자신이 가진 게 다 한 철일까 봐 불안했다. 한 철의 것들로 한 철 이상 살게 될까 봐 걱정했다. 한 철이 지나가기도 전에 쓸쓸해질까 두려웠다.

 그녀는 꺾은 꽃처럼 살고 싶었다. 밥 해 먹으려고 꽃을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리고 계절보다 오래 머무는 꽃도 없으리란 것도 알고 있었다.

그녀의 꿈은 천하에 무용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cover: source un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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