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방울. 순간접착제는 많이도 필요 없다. 그저 한 방울 똑, 떨어뜨리면 뾰족뾰족 깨지고 와그르르 무너지던 것들을 척 붙여서 삶을 다시 견디게 한다. 내 하루도 그런 것 같아. 으아, 안 되겠어 이제. 위험 신호가 빨갛게 울릴 때쯤 단어와 단어 사이의 짧은 틈에서 느껴지는 상사의 배려. 책상 귀퉁이에 읽고 싶던 책을 몰래 두고 가는 후배의 귀여움. 무심한 듯 늘 내 편인 친구의 주관적 다정함. 한 방울 같은 한 마디가 균열을 하루 더 늦춘다. 눈물 한 방울이냐, 풀 한 방울이냐.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