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마냥 Jul 01. 2024

어머니, 6월은 아름다웠습니다.

(6월을 보내며)


어머니, 

올해도 6월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뒷산은 푸르름으로 가득하고

앞들은 검푸른 물결이 출렁이는데

여름 뻐꾸기의 구성진 목소리가

추임새를 넣어 더 아름다웠습니다.


어머니,

올해도 6월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뒤뜰 호두나무는 큰 알을 품었고

고구마 줄기는 땅속에서 꿈틀거리는데

연한 상추는 엷은 잎을 모두 내놓아

껑충한 키만을 자랑하고 있으니 더 아름다웠습니다.


어머니,

올해도 6월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연초록 아기 포도는 붉게 영글게 했고

여리디 여린 볏 잎을 검푸르게 색칠을 하여

바람 타고 다가오는 훈훈함이

가는 발길 얼어붙게 하는 6월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어머니,

무더운 6월은

내놓는 너그러움과

검푸름과 검붉음으로 베풀어 주는데

위대한 6월을 보내야만 하는 오늘

무엇으로도 베풀지 못함은

아름답고도 위대한 6월을 보내기가

서럽도록 아쉬워서인가 봅니다.

어머니, 6월은 위대하도록 아름다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머니, 4월이 가고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