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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Apr 28. 2024

어머니, 4월이 가고 있습니다.

(초록의 4월을 보내며, 세월따라 흘르는 냇물)

어머니, 4월이 가고 있습니다.

잔잔한 세월이 흐르고 흘러 

삶에 대한 흐릿한 자국들이

홀로 걷는 길에 어설픈 그림자처럼

친구 되어 하염없는 길을 걷는데,


싹을 틔우는 아름다운 4월은

쉼 없는 발걸음 옮기며

5월을 향해 다가가고 있습니다.


어머니, 4월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새기려

먼 길을 헤매며 뒤져도

홀로 걷는 산속 길손이

언제나 혼자인 듯 외로워

오가는 사람 찾아 두리번거리며

자그마한 그늘 속에 몸 뉘이고

갈갈대는 산새소리 엿듣는 사이,


어느덧 4월은 저 멀리

먼 산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어머니, 4월이 가고 있습니다.

시원한 바람결에 홀린 듯

지나는 하얀 구름에 묻혀

삶의 그림 따라 걷는 중에 

가슴에 묻힌 사연 되뇌며

삶의 자리마다 묻으려 해도

오래전 삶 모습이 그대로 보인 듯

눈앞에서 아른대는 것은,


삶의 속내가 그러리라 믿는 사이

4월은 저만큼 앞질러 가버렸습니다.


어머니, 좋은 4월이 가고 있습니다.

아침에 부는 바람이 신선하고

가느다란 마늘잎이 아른대는 4월이

파릇한 보리 잎이 나풀대는 4월이

하얀 솜털이 묻은 찔레 순이 나오는 4월이

뒷동산 오리나무가 파릇해지는 4월이

잔디 속에 빨간 할미꽃이 나오는 4월이

자그마한 봄새가 지저귀는 4월이

길가엔 민들레가 꽃을 피우고

질경이가 질펀하게 자리하는 4월이

그리고,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따라 

어머님이 자꾸만 그리워지는 4월이,


속절없이도 멀리 가고 있습니다.

어머니, 4월은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자전거길에 만난 아름다운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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