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모래시계 공원
정동진역은 전체적인 분위기와 운치만으로도 흠뻑 빠지기에 충분히 좋아서 주로 풍경화 같은 느낌만 만끽하고는 했었는데, 진격의 안개들 때문에 멀리 이동하는 것을 잠시 보류하고 기차역을 예전보다 더 찬찬히 살펴봤더니 이것저것 보다 많이 알게 돼서 좋았던 것 같다. 그 덕분에 정동진 바다의 기운찬 파도에서 느껴지던 그 색과 결을 닮은 듯한 과거의 마을 이야기를 발견해서 놀라기도 했고 말이다. 관광지에서 공공연하게 발견하게 되는 이런 세부적인 배경 스토리만으로도 흥미롭거나 경이로운 감정을 일으킬 때가 종종 있는 편이다.
그런데 관광객으로서는 굳이 발견하기 쉽지 않은 또 다른 비공식적인? 비화(秘話) 같은 것을 알게 되면, 신기함과 놀라움이 더해져서 그만큼 더 인상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내가 우연히 알게 된 그 비화는 바로 정동진 마을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근처 공원에 있는 ‘밀레니엄 모래시계’에 관한 것이었다.
정동진 역에서 썬크루즈 호텔 방향으로 죽 걸어가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 ‘모래시계 공원’이 나타나는데, 정동진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관광지라고 할 수 있는 공원이다. 정동진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로서 크지 않은 공터인데, 커다랗게 차지하고 있는 대형 모래시계가 하나 있고 근처에는 해시계와 함께 알록달록한 기차 모형의 시간 박물관이 기다랗게 늘어져 있다. 지역 주민이라면 그저 가까운 동네 공원 정도의 산책 코스처럼 아담해 보인다. 진짜로 근처에 살면 매일 여기 나와서 바람 쐬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예전처럼 그 커다란 모래시계를 무심히 힐끗 한번 쳐다보고 지나가려는데 그날따라 관련 설명 안내판이 유독 내 눈에 띄었다. 그 앞으로 바짝 다가가서 반쯤 읽었을 때쯤인가, 작고 다부진 체격에 인자한 인상을 지닌 젊은 노인의 남성이 갑자기 나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그때까지 그 모래시계가 전혀 움직임이 없는 고정된 조형물인 줄만 알았다. 바로 옆에 있는 시간 박물관도 굳이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모래가 아래로 다 떨어지는데 걸린다는 시간 설명을, 나중에 시간 박물관 내부도 관람하게 되니깐 그제 서야 실제로 볼 수가 있었다.) 그러니 내 눈에는 더욱 신기해 보이기만 했다. 실은 예전에도 여기 왔을 때면 그저 조각품 하나 감상하듯이 한번 쓱 쳐다보고 별다른 큰 관심 없이 지나쳤던 이유가, 얼핏 보기에는 그다지 눈에 띄는 독특한 디자인은 아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냥 무난하게 수수한 원통 모양의 조형물이랄까? 그런데 관심을 갖고 안내 설명을 읽으니깐 내부의 모래시계 모양이 보이고 세부 의미가 파악되면서 이전과는 뭔가 좀 더 달라 보이고 있었는데, 때마침 나를 반갑게 부르던 그 마을 주민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더욱 놀라운 사연들이 은근히 많이 숨겨져 있던 모래시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분은 정동진이 좋아서 몇 년 전에 이사 온 마을 주민이라고 하셨고, 그 동네 사람이라면 건너 들어서 알 법한 것들이라면서 두런두런 흥미로운 이야기보따리를 몇 개 풀어주셨다. 그중에서도 나에게 특히 더 인상적으로 느껴진 것이 하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모래시계이다.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여 1999년에 준공되어 2000년 1월부터 가동되었다. 이 시계의 모래는 1년간 아래로 떨어지도록 만들어져 있어 매년 12월 31일 자정을 기해 모래시계를 굴리는 행사가 벌어진다. 형태는 일반 모래시계와 달리 둥글며, 레일 위에 놓여있다. 황금빛 둥근 모양은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을, 유리의 푸른빛은 동해바다를, 평행선의 기차 레일은 영원한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다. 또한 모래시계의 유리면에는 우리의 전통적 시간 단위인 12 간지가 새겨져 있다. 지름 8.06m, 폭 3.2m, 전체 무게 40톤, 모래 무게만 8톤에 이른다. 매년 6천만 원을 들여 유지보수를 해왔으나 2011년 1월 가동을 중단했다가 10월 20일부터 부품 수리를 마치고 재가동을 시작했다. 시계는 정확도를 위해 모래 대신 일정한 크기의 고분자물질을 사용한 특수 모래가 담겨 있다.
물론, 모래시계의 모래가 아래로 떨어지는데 1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과 매년 새해마다 모래시계를 반대로 굴리는 행사인 ‘모래시계 회전식’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난 얘기들이었다. 한 번도 그 행사를 본 적이 없어서 더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를 더욱 놀라게 했던 얘기는 바로 모래시계 안의 모래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 원통의 대형 모래시계 자체가 원래는 레일 위를 움직이는 동적인 조형물이었다는 것이다. 어머, 이럴 수가! 그냥 덩그러니 그 자리에 서있기만 하던 평범한 원통인 줄 알았는데 뭐가 그리 파면 팔수록 신기한 잠재 능력들이 숨겨져 있던 것이냐. 참, 예기치 못한 이야기보따리를 만나서 그런지 나는 마치 전래 동화를 읽어주는 할아버지 앞에 서있는 꼬마 아이처럼 그 순간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댕그랗게 떴던 것 같다.
‘아니 뭐야... 그냥 얼음처럼 우직하게 서있는 물체인 줄 알았더니만, 마치 ’ 얼음땡 놀이‘의 마법에서 풀려나기만 하면 언제든 자유로울 수 있는 생물체를 닮은 존재처럼 보이네. 그저 평범해 보이던 조형물이 갑자기 순간적으로 쓰리디(3D) 안경을 쓰고 바라보고 있는 듯한 이상한 입체적 효과를 일으키면서, 레일 위를 움직이는 생물처럼 보이는 건 그저 착시 효과의 느낌이란 말인가.’
큭. 근데 진짜로 움직였다고? 잠시 후 3D 입체 효과에서 깨어나 퍼뜩 현실로 돌아오니, 솔직히 반신반의한 기분이 들었다. 내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그 레일 한쪽 끝에서 새해에 출발하면 1년 후에는 연말쯤 다른 한쪽 끝으로 도착한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 기능이 고장 난 상태라고 하셨다. 더 큰 문제는 그 훌륭한 기술을 개발했던 사람이 나이가 많아서 퇴사하신 건지 돌아가신 건지, 그 기술을 지금은 다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새로운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한다. 그런 시도를 한지도 꽤 된 것 같은데 아직 발굴되지 않은 것 보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하셨다. 이런 배경적인 이야기들을 어찌 알게 되셨는지 여쭤보니깐, 이 지역 주민이라면 동네 소식으로서 은근히 많이들 알고 있다고 한다. 만약 ‘카더라’나 ‘판타지’ 같은 근거 없는 소문이 아니라면, 즉 진짜로 팩트에 해당되는 사실이라면, 너무 귀한 기술을 가진 소중한 기술자를 잃은 것 같아서 여행객인 나조차도 꽤나 아쉬운 마음이 드는데 그 지역 주민들이라면 얼마나 더 그 사람을 찾고 싶을까.
저렇게 소중한 인재를 잃지 않고 지금까지 잘 지켜냈다면 혹은 그 기술을 잘 유지했다면 아마도 저 모래시계는 외형적으로만 세계에서 가장 큰 존재의 가치를 지니는 게 아니라, 그 이상으로 기능적인 내적 가치까지 더해져서 단연코 세계 톱(Top) 가치를 지니는 최고의 모래시계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더구나 현재는 그런 특수 기능이 고장 나서 마치 생명력을 반쯤은 잃어버린 듯한 껍데기 모습으로만 존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텐데, 주변의 동네 주민들만 가까운 가족처럼 알음알음 그 속사정을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이고 지나가는 수많은 관광객들에게는 원래부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여전히 멀쩡해 보이는 관광용 조형물로서는 꽤 그럴듯하게 괜찮은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 속내를 굳이 아무한테도 내보이지 못하고 혹시 모래시계 혼자서만 속앓이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뭔가 딱하게 보이는 건 나만의 느낌인 걸까. 과연 저 모래시계는 제 기능이 온전했던 과거의 그 본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까?
‘그 기술자만이 너를 스스로 움직이게 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너를 전혀 움직이게 할 수 없었던 걸 보면, 역시 사람이고 물건이고 간에 그것을 탄생시킨 사람이나 혹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는 사람만이 그런 특별한 기술이나 기운이 있는 건가 싶다. 그게 실제로 신생아처럼 태어난 사람이나 물건이든 간에, 어떤 계기로 완전히 새롭게 다시 태어난 사람이나 물건이든 간에 말이야. 그래도 여전히 너는 세계에서 제일 커다란 모래시계로서 의미가 있는 만큼 이미 멋진 존재니깐, 그런 자긍심은 항상 가지길 바라는 마음이란다.'
물론 너를 탄생시킨 기술자나 그 기술을 지금까지 소중히 잘 지켜냈다면, 모래시계 너의 가치를 계속 그대로 더 많이 유지할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 되어주었을 테니 더욱 좋았겠지. 그렇게 ‘시간의 힘’은 결국 ‘보존의 힘’이 되고 이것은 또 다른 형태의 ‘강력한 힘’을 만들어내고는 하지. 모래시계 안의 모래들처럼 말이야.
모래시계 안에 있는 작은 모래 알갱이들은 아주 미세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낸다. 우리는 누구나 그런 자신만의 모래시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래시계 자체의 부피도 각자 모두 다를 테고 그 안의 모래알 크기들도 다를 것이며 그 모래가 아래로 떨어지는 시간의 속도 또한 우리 모두 각자 다르다. 어떤 사람의 모래시계는 1분에 모래알 1개를 떨어뜨리지만, 또 다른 사람의 시계는 1분에 5개의 모래알을 떨어뜨리는 속도를 가지고 있을 테니 말이다.
이렇게 서로 각기 다른 모래시계들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우리 모두에게 공통점 하나만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자신만의 모래시계 안에 있는 그 모래들이 처음에는 모두 ‘작은 모래알갱이 하나’처럼 아주 미약한 힘이었거나 매우 짧은 순간의 시간이었을지라도, 차곡차곡 쌓이게 되면 나중에는 모여서 언젠가는 ‘강력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이게 바로 ‘시간의 힘’이자 ‘시간 파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모래시계가 어떤 구성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든 간에, 처음에는 누구나 평범한 개인의 시간으로 출발한다. 우리 대부분은 평범한 개인으로서 우리 모래시계의 모래알 또한 처음에는 지극히 평범한 시간들이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의 흐름도 동일하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매우 특출 나게 태어난 사람이든 간에, 거의 모든 것이 열성 인자로 태어난 사람이든 간에, 우리 삶의 시간은 동일한 기준으로 흘러간다. 1시간에 60분, 1분에 60초라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니깐 말이다.
다만 그렇게 공평한 시간의 흐름 앞에 똑같이 서있을지라도, 각자 자신만의 속도대로 자신의 모래알 분량을 떨어뜨리면서 살아갈 뿐이다. 처음엔 약소했던 모래알들이 차츰 쌓이면서 그저 평범했던 나의 보통의 시간들이 계속 모이게 되면 나중에는 그 모래알갱이들 자체가 점차 단단해지고 강해지게 된다. 그 시간 동안 꾸준히 노력했거나 혹은 자연적으로 성장한 자신만의 역량이나 내면이 그만큼 숙성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래가 아래로 다 떨어져서 하나의 단계가 끝나고 그다음 단계인 새로운 시간을 위해 반대 방향으로 모래시계를 뒤집게 되는 시점에서는, 이미 평범하기만 했던 예전의 그 모래알 상태가 아닌 것이다. 비록 인생의 바다를 항해하느라 파도에 휩쓸리기도 하고 바닷바람에 치이기도 해서 겉모습은 더 작게 고와진 모래알갱이 형태일 수는 있어도, 그전 단계들의 모래보다는 내면적 내공이 더 단단해졌거나 구성된 물질의 배열 상태나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시간 1분 안에 모래알 1개가 똑같이 떨어진다고 해도 이제는 모래알갱이 하나의 강도와 밀도가 예전보다 높아진 것이다. 따라서 동일한 시간 동안 동일한 움직임의 에너지처럼 보일지라도 투입되는 원재료 상태가 업그레이드되어 있어서, 실질적인 결과물의 질적 수준이나 산출량 자체가 달라질 수가 있다.
물리적 시간의 흐름은 동일할지라도, 변화된 화학적 반응으로 인한 결과물은 달라진 상태라고나 할까? 초기의 모래알갱이는 그저 ‘정량적인(quantitative) 시간’의 흐름만 의미하다가도, 점점 세월이 흘러가면서 이후의 모래알은 시간뿐만 아니라 ‘정성적인(qualitative) 자아’의 형태까지 더해지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새로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모래시계를 반대로 뒤집을 때마다 자신의 모래알은 새로운 ‘시간의 흐름’만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자아가 형성되거나 이미 형성된 자아일지라도 계속 성장하게 되는 ‘자아의 흐름’까지 함께 나타내는 것이다. 즉,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아 정체성’ 또한 점점 더 자리 잡게 되면서 그 실체가 좀 더 분명해지게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생아로 태어났을 때는 스스로 의식하는 아무런 자아가 없는 상태에서 그저 단순 시간만 흘러가는 상태였다가, 점점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자아가 형성되면서 자신만의 ‘자아 정체성’으로 성장해 가는 시간의 과정과 유사한 흐름이다.
나의 모래알들이 그렇게 쌓이는 시간 동안 무엇이든 간에, 갈고닦아온 나의 자산이나 재능 또는 자연스레 형성되거나 나름 수양해 온 나의 내면적 성향이나 특성 등은 그 연마의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점점 더 강도가 강해진다. 인생의 모래시계 안에 있는 모래알들처럼 말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마음 바탕색을 원래 상태대로 맑게 정화하면 할수록 그 맑음의 강도가 단단해지는 것처럼, 고운 결의 수단과 지혜도, 단단한 내공과 뚝심도, 탁월한 능력과 기술도 모두 다 시간의 힘을 활용하여 가능한 지속적으로 오래 보존하거나 축적하면 할수록 그만큼 그 특성들이 더욱더 두드러지게 강해진다는 의미다.
멀리 갈 거 뭐 있나. 우리가 바로 앞의 글에서 살펴봤던 ‘맑다’와 지금 얘기하고 있는 ‘곱다’의 특성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맑으면 맑을수록 강해지고, 고우면 고울수록 강해진다. 그 ‘맑다’에 대응되는 특성이(ex) 마음 바탕) 강해지고, 그 ‘곱다’에 해당되는 특성이(ex) 지혜)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런 강화된 세부 특성들로 인해서 ‘나’라는 총체적인 사람은 자연스레 더 강인해지게 된다. ‘맑은 강인’이 되어가는 과정과 ‘고운 모래’로 되어가는 과정만 살펴봐도 시간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은 그럼 진짜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머리 좀 식힐 겸, 정동진 앞바다에서 잠시 고운 모래와 함께 사색 타임으로 좀 더 깊이 빠져들어 볼까나.
한동안 숙소 근처의 바다와 카페를 행차하면서 휴식만 취하다가 드디어 내 친구 진격의 안개가 다른 곳으로 진격을 하신 것 같아서, 내일부터는 나도 여행길 좀 진격하려고 마음을 먹고 오늘은 그저 가볍게 전야제처럼 가까운 공원부터 산책하고자 나선 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나들이 첫날부터 동네 산책길에서 이렇게 재미난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되다니. 왠지 이번 정동진 여행은 뭔가 더 의미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줄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벌써부터 슬쩍 올라오기 시작하는구나. 어쩌면 내 인생에서 귀한 시간이 되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즐거운 이야기꾼 어르신과 담소를 마치고 작별인사 후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벌써 어둑어둑해져 있다. 공원 앞의 바닷가에서는 오늘따라 그들만의 작은 불꽃놀이 축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무리가 더 많이 보인다. 공중에서 팡팡 터지는 귀여운 불꽃 소리와 함께 그 불꽃들이 솟아오르는 까만 하늘을 먼발치에서 바라보았다. 낮에 보이던 파랗게 맑은 하늘을 볼 수는 없었지만 작고 암팡진 불꽃들을 품어주고 있는 밤하늘의 모습에서는 또 다른 매력의 자애로운 기운이 느껴지는 듯했다.
‘하늘아, 고마워. 왠지 이번 여행도 너한테서 특별한 선물을, 오늘 미리 받은 기분이야.
역시, 언제나 여행길에서는 너의 자애로움을 더욱 느끼게 되는 것 같구나.
하늘아.........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I love you. very much, Thanks. a lot.
(사랑한 데이. 억수로. 고맙 데이. 겁나 많이.)
갑자기 왠... 영어 사투리... 기부니가 좋아졌나...
참조로. 나는. 서울 오리지널 토박이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