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선거 개표 방송을 보며 밤을 새웠다. 마치 국가 간 축구 결승 경기를 보듯 나는 그렇게 열정을 태웠다. 아무도 참견하지 않는 중년의 결기. 이제 아침을 즐기며 산책하러 다니는 삶을 살게 될 줄 알았는데 내 영혼은 여전히 시사 뉴스에 꽂혀 시국을 걱정하고 있다.
이 병을 낫게 하려고 많은 이권을 포기했으나 나는 여전히 마치 전생의 독립투사였던 것처럼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혹시 사회현상을 비판하는 재능이 있는 것일까. 어쩌면 투사가 아니라 전생에 마리아 막달레나라도 됐을까. 누구든지 죄 없는 자 저 여인을 돌로 쳐라. 그래서 은혜롭고 고마운 예수를 신앙으로 믿고 사회 개혁의 의지를 불태우며 살고 있는데, 나는 그간 아무와도 손잡을 수 없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자기만의 문법으로 이해하고 버섯을 양손에 쥐고 먹으며 커졌다 작아졌다 터득하고 결국 서로 다른 별을 깨달으며 영혼의 외로움을 달랜다. 나는 어느 별에서 왔을까.
알 수 없는 헤게모니의 이 별의 삶을 적응하기 위해
세상 사람들의 흔하디흔한 카페 문화를 배워 커피 맛의 품격을 세워 보려 했다. 그래봤자 마트에서 사다 놓은 여러 가지 취향별 커피이지만, 여세추이 해보자,
하지만 오늘 아침 나는 다시 맥심으로 회귀한다.
고급 커피는 나와 안 맞는가. 달고 텁텁해서 버리려고 했던 자극적인 믹스 커피가 역시 편하다는 생각이다. 맛있지는 않다. 그런데 그것이 익숙하다. 후다닥 뛰어나가 세상의 소음에 반응하기에는 그게 편하다. 아직 승천하기엔 이승에 할 일이 좀 많은 듯.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에서 3월 미친 토끼와 모자장수 햇맨이 조는 쥐를 티포트에 구겨 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