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울 Yeouul Feb 02. 2023

오랜만에 보유 주식 전부 빨간불, 그러나 여전히 손실

나는 4년 전에 주식을 시작했다. 지인의 추천으로 재미 삼아 몇 개 사봤는데 수익이 높진 않았다. 사실 거의 본전이었다. 그래도 돈을 잃지 않는 게 어딘가 안심했다. 처음엔 적은 돈으로 시작했는데 사고 싶은 주식이 늘어났고 한 주당 값이 꽤 나가는 주식도 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돈을 입금했지만 나름 내 방식으로 안전하게 투자하였다.



수익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손실 없이 소소하게 용돈 벌듯이 그냥 나만의 작은 행복을 누렸다. 그렇게 2년 정도 내 페이스에 맞춰서 주식 투자를 하였다. 경제 뉴스도 많이 보고 주식 공부도 하였다.



나는 주식으로 계속 수익을 조금씩 만들었다. 그런데 주변에 보면 상당한 수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부럽지는 않았지만 나도 욕심은 조금 났다. 이때부터 나의 주식 투자에 변화가 생겼다.



나는 주로 관심 있는 주제와 관련된 회사를 공부하고 시기에 맞춰서 주식을 산다. 주식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나고 약간의 욕심을 내다보니 여기저기서 듣는 근거 없는 정보를 믿고 처음 들어보는 회사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그렇게 투자한 모든 회사 주식은 전부 파란불이다. 심지어 -70%까지 손해 본 것도 있다. (1)주식에서 빨간색은 상승, 파란색은 하락이다. 참고로 미국 주식은 초록색이 상승, 빨간색이 하락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본인의 생각과 의지를 잘 반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공부하고 투자한 주식은 전부 이익을 보고 팔았고 현재 내 주식 통장에는 전부 파란불 덩어리이다. 다행히 듣보잡 회사에 투자할 때는 소액을 투자하여 엄청난 손실을 가져오진 않았지만 매번 주식 앱에 들어갈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나의 주식 계좌를 볼 때마다 절로 깊은 한숨이 나온다. 나는 결국 파란불 덩어리만 남겨 놓은 채 1년 전에 주식을 관두었다.



그러다 최근에 다시 주식을 시작했다. 나의 주식 투자 방식은 시즌을 잘 공략하는 편이다. 크리스마스나 설날, 휴일 같이 특별한 날을 앞두거나 여름과 겨울 계절이 바뀔 때 영향이 있는 회사를 공부하고 투자한다. 나름 자부심을 느끼자면 이렇게 투자해서 손해 본 건 거의 없다. 어떻게 보면 난 단기 투자와는 성향이 잘 안 맞는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어디서 주워듣고 산 회사 주식은 전부 단기 투자였다. 나는 매번 매도 시기를 놓쳐서 항상 파란 비를 만들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생각해 보니 뭐든지 자기 페이스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대학이든 진로든 취업이든 연애든 결혼이든 주식이든 어디서 누가 말하는 걸 듣고 판단하기보다는 소신껏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잘 알지 못한다면 계속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 잘 되든 안 되든 본인이 책임져야 하니 누군가의 말에 의지하면 안 된다. 무엇을 선택하든 본인의 생각과 의지를 잘 반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최근에 다시 주식을 시작했기 때문에 요즘은 매일 주식 앱을 켜서 확인하고 있다. 현재 내가 보유한 국내 주식은 15개이다. 오늘 웬일로 전부 빨간불이 켜졌다. 그런데 2년 전에 샀던 듣보잡 회사 주식은 여전히 마이너스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기존 나의 방식에 맞춰 산 주식만이 빨간불로 환하게 비추고 있다.



지금은 마음을 많이 비운 상태이다. 파란 불덩이를 끌어안은 채 나는 다시 내 페이스에 맞춰서 투자를 할 것이다. 파란불이 빨간불로 바뀌려면 한참 걸리겠지만 무시한 채 나만의 방식대로 공부하며 다시 주식을 시작해 볼 것이다. 언젠가 브런치에 주식 성공 투자에 대한 글을 쓰기를 바라며.



(1) 출처: https://twojobworker.tistory.com/76




일러스트레이터 여울(Yeouul)

<빈티지의 위안>, <멜버른의 위안> 저자


Instagram: @yeouulart@yeouul_illustrator

Youtube: 여울아트(Yeouul Art)ㅣ 여울여울

Website: https://yeouul.creatorlink.net

매거진의 이전글 2021 통영살이 브이로그 업로드 완료, 이젠 굿바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