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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카피 May 12. 2020

일만 사천팔백 원의 무게

돈이 나의 마음을 어지럽힐 때, <생활비가 떨어졌어요>


가벼운 지갑만큼 

무거운 지갑이 있던가. 


***


오늘도

아이에게 서둘러 먹이려다

쏟아져버린 분유통.


우르르르.

데구루루.

저 조그만 분유통이

구르는 소리도

산이 흔들리는 것처럼 

천둥이 치는 것처럼

내 자존감을 흔든다. 


***


일만사천 원이 조금 넘는 분유통의 무게.

하얀 가루 휘날리며 저만치 도망가던 그 무게가

소파 다리에 부딪혀

다시 내 쪽으로 굴러온다.


무겁다.

아이를 먹이는 일이

이렇게 무거운 일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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