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죽음을 애도하는 법을 배우다
영국 학교의 추모 방법
지난 4월, 아이의 학교에 슬픈 일이 있었다. 40대 초반에 불과한 젊은 선생님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신 것이다. 아이 담임은 아니었지만 한 학년 윗학년을 맡고 계시기도 했고, 처음 학교 투어를 갔을 때 내년에 아이 담임이 될 거라고 소개를 해주셔서 기억하고 있던 분이었다.
방학중에 이메일로 이 소식을 접했던 나는 아이한테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개학을 하고 선생님 추모 행사를 할 것이란 이메일을 받았다. 어쩔 수 없이 개학 전날 아이에게 소식을 전했다. 아이는 슬프다며 엉엉 울었다.
개학 후 학교에서는 몇 가지 추모 행사를 했다. 추모 책자를 만들었고, 추모식을 했다. 그 추모식에는 돌아가신 선생님의 형제분이 온라인으로 참여하여 아이들에게 선생님과의 추억을 얘기해주셨다고 한다. 선생님이 맡은 아이들은 만 7,8세 아직 어린아이들이라 특별 상담과 수업을 진행했고, 우리 아이 반에서도 담임 선생님과 죽음에 대해 배우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우리 아이에겐 처음 겪은 아는 사람의 죽음이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야만 죽는 줄 알았던 아이에겐 사실 충격적인 일이었는데, 학교에서 일주일 이상 관련된 수업과 행사를 진행해 준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 일을 받아들인 것 같았다. 생각이 날 때면 돌아가신 선생님을 위해 기도를 하기도 했다.
다만 이제 젊은 사람도 갑자기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는 엄마나 아빠가 갑자기 떠날까 봐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는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건강한 음식 먹고 운동도 한다고 걱정 말라고 얘기해 주었다. 혹시라도 엄마가 일찍 하늘나라에 가더라도 꿋꿋하게 잘 살아야 한다는 말도 떠올랐지만 내가 눈물이 날 것 같아서 하지 못했다. 이 아이를 위해 난 무조건 오래 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