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드레야맘 Jun 27. 2023

한국에는 없는 종업식 풍경

영국 학교에서 한 학년이 끝났다


아이의 종업식이었다. 우리나라 종업식과는 달리 Prize giving day라는 이름으로 가족들을 모두 초대해 행사를 했다. 아이들을 반별로 무대로 올려 작은 공연을 하고, 지난 일 년 중 하이라이트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교장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에게 책이 든 가방을 주었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반별로 이동하여 각자의 교실에서 남은 세리머니를 했다. 담임 선생님은 아이 한 명 한 명 불러가며 아이별로 칭찬을 해주며 상 내용이 담긴 책을 선물로 주었다.


한 아이에겐 항상 웃고 있어서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올 때면 늘 같이 웃게 된다는 말을 하며 상을 전달했고, 또 다른 아이에겐 친구들의 기쁜 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박수를 가장 크게 친다며 그 모습이 너무 좋다는 말과 함께 상을 전달했다. 그냥 상장에 적힌 몇 줄의 내용으로는 담을 수 없는 마음이 담긴 칭찬 말에 아이 한 명 한 명 받는 상의 값어치가 올라가고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부모님과 친구들이 모인 공개적인 자리에서 칭찬을 받으며 상을 받는 아이들의 수줍어하면서도 기뻐하는 모습은 다들 너무 예쁘고 소중했다.


상장 대신 책에 상 내용을 붙여서 준다


모두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이제 학부모들은 학교 벽에 전시된 아이 미술 작품 찾기를 했다. 모든 아이의 미술 작품을 1점씩 전시해 둔 터라 그 사이에서 각자 자녀의 그림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들 덕분에 모든 아이들의 작품을 감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도 처음엔 아이 그림을 찾지 못해 학교를 두 바퀴 돌아야 했는데 덕분에 다른 아이들의 그림들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었다.


새 학교에서의 일 년이 마무리되는 요즘 아이를 보면 그저 감격스럽고 감사하다. 적응을 잘할지 걱정하고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이는 적응을 잘했고 학교 활동에 적극적이다. 이번 종업식 공연에서도 솔로 파트를 맡아 노래한 덕에 다른 엄마들에게 인사와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교실에서도 아이에겐 좋은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친구들과 있을 때 행복해 보였다. 사실 이제 너무 개구쟁이가 되어버려 그걸 걱정해야 할 지경인데 (어제도 친구들이랑 수업 시간에 장난쳐서 1학년 교실에서 5분간 있다 오는 벌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도 밝은 모습이라 참 다행이다.


이제는 방학. 방학이 끝나면 새 학년이 시작되고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기겠지만 당분간은 나의 학부모 역할도 방학이다. 학부모 참여 행사도, 매일 싸는 도시락도 좀 쉴 수 있다는 사실에 아이보다 내가 더 기다려온 방학이다. 기나긴 방학을 아이랑 어떻게 보낼지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인플레이션과 고물가가 아이의 소비생활에 미친 영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