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받은 건으로 인터뷰를 하고 왔다. 대표님이 젊다기에 내 또래신가 했더니 아직 마흔은 안 된 나 보다도 훨씬 어리다고 한다.
취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곱씹어보니 유난히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깊게 하게 되는 날이라 기록으로 남겨본다. 큰 성공을 거둔 어린 대표에 대한 부러움은 아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오늘 만난 대표의 애티튜드였다.
이러면 안 되는데 어린 대표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할 때가 있다. 사실 개인적 경험에 의한 건데, 홍보팀 일 할 적 회사의 젊은 대표가 굉장히 소통하기 힘든 타입이었다. 당시 직원들은 입을 모아 "남의 일 안 해 본 사람이라 그래"라고 말했다. 지시에만 익숙하지 남의 얘기를 들어보려는 의지는 거의 0에 수렴하는 타입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의 만남에서 내 입장은 '을'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예의를 갖춘 것일 수도 있겠으나, 오늘 만난 대표님은 상당히 차분하고 귀도 열린 타입으로 보였다. (내가 모시던 그 대표는 기자를 앞에 두고도 가르치려 드는 성격이었다. 직원에겐 오죽했으랴...) 꼬리를 무는 작은 질문에도 최대한 신경 써 답하려고 노력했으며, 대답하기에 조금은 껄끄러울 수 있는 질문에도 자극적이지 않은 표현으로 성실한 답변을 주었다.
회사와 서비스에 대한 내용은 여기가 아닌 기사로 풀어낼 내용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큰 회사의 복잡한 서비스 구조와 구축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야 말로 기자가 누릴 수 있는 가장 영양가 있는 작업이 아닐까.
대체로 본인의 직업이나 직급과 차이가 있는 사람을 만나고, 또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도 그만큼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기사로 전부 전달할 수는 없겠지만 내 마음엔 남았다. 같은 분야의 미래를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물 넘는 법에 대한 힌트를 전달받은 느낌이다.
어느덧 애매해지고 있는 나이에 쓸데없는 주저함이 늘어버린 내게 오늘의 인터뷰는 좋은 자극이 됐다. 시작하는 시점에서 내가 제일 잘하는 사람일 필요는 없다. 일단 하다 보면 더 성장하고, 노하우는 노하우를 불러올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