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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w Mar 05. 2024

공간 space 2월호 review

20240205


가난한 학생은 인터넷을 통해 주워 담은 정보들 뿐이다. 나 역시 잡지를 달마다 구매해서 보기엔 주머니가 여유롭지 않은 대학생이다. 가끔씩 학교 도서관에서 몇 달이 지난 잡지책들을 무료로 나눠 줬었는데, 도서관에 들릴 때마다 손에 잡히는 대로 건축잡지를 몇 권씩 집에 가져와서 보곤 했다. 그때 가져온 잡지는 a+u라는 일본 건축잡지였는데, 대학에 온 뒤 처음 접한 ‘건축을 위한 잡지’이다.

잡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부유층의 키워드 중 하나로 ‘고급 부티살롱에서 머리를 하며 최신 트렌트 잡지를 여유 있게 넘기는 여자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잡지는 책처럼 도서관에서 대여하고 반납할 수도 없다. 책장이 낡게 빛바랜 정도로 몇 번이고 다시 찾아 펼쳐보진 않는다.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일까 마치 유통기한 지난 음식물처럼 소비된다.

왜 인지 맨 처음 리뷰답게 독후감을 쓰듯 인상 깊었던 점을 나열하고 싶진 않았지만, 이번에는 되려 책처럼 읽고, 문제집을 보듯 다시 보고 싶은 곳에 형광펜을 그어가면서 봤다.


052 FRAME : ESSAY

[특이한 형태로 건축을 상품화한다]에서 ‘상품화’라는 워딩이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어쩌면 이미 건축을 물건처럼 사고파는 부동산처럼, 단정 지어져 있지 않을 뿐 어딘가 익숙하기도 하다. 새로운 경험을 위해 찾는 공간들의 카테고리가 기존의 상업에서 주거까지 더욱 확대된다는 뜻이 함축적으로 담겨있음을 확실히 느꼈다. 다시 52-53페이지를 펼쳐놓고 보니 거듭 반복되어 사용되는 ‘형태’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크게 와닿는다. 마치 기하학의 조형들이 이리저리 변주되어 나열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108 REPORT

2월호의 리포트 주제는 평소 나도 궁금했었던 부분이었다. 건축과 달리 실내건축의 범주는 그리 넓지 않다. 인테리어디자인과 또 좀 더 건축스러움을 더해본다면 리노베이션 이두가지가 주로 했던 작업이다. 나는 리노베이션에 좀 더 관심을 가지는 편이었는데 항상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된 유휴공간들을 사이트로 삼다 보면 구조에 대한 지식이 무엇보다 중요할 때가 종종 있었던 것 같다.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의 힘을 다루는 일이다” 어쩌면 잡지를 통틀어 이 말이 가장 인상 깊다. 무언가에 사로잡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중요한 것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118 RELAY INTERVIEW

인터뷰에서 언급되는 렘콜하스의 정크스페이스를 2학년 때 읽은 적이 있다. 몇 번이고 봐도 이해하기 턱없이 어려운 내용이라 책의 표지와 형태만 기억나지만, 다시 한번 읽어보고 이 인터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부산물이 주객전도가 된다는 사례로 오페라 하우스의 로비를 예로 들었다. 그 부분을 정리하면서 다시 읽어보니 문훈건축가의 [집짓기 바이블]이라는 책에서 봤던 글이 문뜩 생각났다. 기억하기론 평소 생각지도 못했던 엘리베이터를 확장해서 그 안에 카페처럼 테이블과 의자를 넣어보면?이라는 재밌는 역발상이었는데, 엘리베이터 역시 같은 예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부산물의 주객전도’라는 키워드가 새롭게 느껴졌다. 인터뷰 특성상 구어체여서 그런지, 릴레이로 인터뷰 대상이 지목되는 기획이 재밌어서인지 모르겠지만 큰 복잡한 생각 없이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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