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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zy Oct 23. 2022

이토록 평범한 미래 _ 김연수

책으로 생각하기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얼마나 바쁘게 살았는지, 김연수 작가님 신간이 나오지도 모르고 살았었네~


김연수 작가님 글은 한 번에 휘리릭 읽힌다기보다는 여러 번 곱씹어 생각하게 만드는데 이번에도 갸우뚱 하면서 읽었지만 다 읽고 나니 마음을 울리게 하는 묵직함이 있다.      

타이틀에 종말 이후에 사랑에 대한 여덟편의 이야기라고 설명해서 세기말이나 휴거 같은 것들을 생각했다가 책을 읽고 나니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한 세계를 만나는 것이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누군가와 헤어지는 일이 하나의 세계의 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슬펐다. 내가 너를 만나는 건 너의 세계를 만나는 거니까. 네가 떠남으로써 너와의 세계도 종말을 맞이한 거였네. 그래서 부모님과의 끝을 바랄 수도 바라지 않을 수도 없는 이와 이미 세상을 떠난 이와 남겨진 이, 이미 끝나버린 세계와 끝이 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런 이야기들이 이토록 평범한 미래니까.      

어차피 유한한 삶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니 얼마나 많은 종말을 맞이했었나 싶기도 하고 또 앞으로 헤어질 세계도 좀 슬펐다. 난 누군가를 만나고 그 세계를 마주하는게 너무 기쁜게 한번도 제대로 헤어져본적은 없었던거같다. 그래서 헤어짐을 생각하면 좀 막막하다.                 



‘이야기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인생도 바꿀 수 있지 않겠어? 누가 도와주는게 아니야. 이걸 다 우리가 할 수 있어. 우리에게는 충분히 그럴만한 힘이 있어. 그게 나의 믿음이야. 하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순간은 찾아와. 그것도 자주. 모든 믿음이 시들해지는 순간이 있어. 인간에 대한 신뢰도 접어두고 싶고,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때가. 그럴 때가 바로 어쩔 수 없이 낙관주의자가 되어야 할 순간이지.'      

(... 중략)     

'언젠간 그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 되기 때문이지.'

                                                                                                   P121 #바얀자그에서 그가 본 것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 이 우주를 인식하기에는 육신의 삶이 너무나 짧기 때문에 인간은 말과 글을 통해 서로 협조함으로써 자신을 완성해나갈 시간을 단축해야만 한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나는 백퍼센트 동의했다. 덕분에 책은 우리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징검다리가 되어 주었다.'     



'존재의 크기는 그가 인식하는 세계의 크기와 같아. 그렇다면 존재를 확장시키는 가장 쉬운방법은 무엇이겠어. 


이질적인 다른 사람의 세계를 받아들여 자기것으로 만드는 거지. 그게 바로 사랑의 정의야.’ 


                                                                                                      #다시2100년의바르바라에게 

     

종말에 대해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작은 희망의 구절들을 찾아냈다 그래서 작가님 글이 좋은지도.

'달에는 갈 수 없지만 달까지 걸어가는 사람인 양' 멈추지 말고 계속 걸으라고 한다. 

그 여정에서 많이 만나고, 많이 받아들이고, 많이 사랑하면서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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