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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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나는 가끔 이야기로 도망을 간다.
나는 오늘 논문을 썼다.
나는 도피하고 싶다.
#이중하나는거짓말
참 좋은 세상~
엊그제 탐의 피드에서 김애란작가님의 싸인본을 보았고 다음날 아침에 책을 샀더니 바로온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에 냉큼달려와 읽기 시작했다. 비록 내 이름이 적힌 싸인본은 아니지만 그래도 초판에 작가싸인본이고 책에는 ‘피로와 허무에 절어 살던 지연’ 이라는 ‘이름’도 등장한다. 참 별게 다 반갑네 ㅋㅋ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작가님의 담담하지만 슬픈 문장들은 나를 눈물짓게 하고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지우와 채운, 소리 모두 엄마가 그립고, 또 엄마가 보고싶은 아이들이다. 의외로 엄마가 진실을 고백 할 때, 마음이 찡해졌다.
세상에서 가장 솔직할 수 없는 존재가 나의 아이들이지 않을까? 어른이고 싶지 않지만 그저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가면을 쓸 때가 많은데, 솔직함을 핑계로 그 가면을 벗는 순간 무책임이 될 수 도 있을거 같다. 진실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이 갑자기 현실에 처해진다면, 그 홀가분함은.. 가벼울까? 그래서 찡했다. 힘들게 진실을 고백한 엄마와 난처함과, 그 고백을 들은 아이의 절망이 상상되어서.
마음이 무거워지면서도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건 그래도 희망을 말하고싶은 작가님의 마음 때문이겠지. 이야기 끝에서새로운 시작을 맞는 세 아이들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기를.
‘있지. 사람들 가슴속에는 어느 정도 남의 불행을 바라 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그런데 모
를 리 없는 저열함 같은 게.’
‘희생과 인내가 꼭 사랑을 뜻하는 건 아닌데, 그때 나는 이해라는 이름으로 내 안의 두려움을 못 본 척했던 것 같아. 진실을 감당하는 데는 언제나 큰 용기가 필요하니까.’
‘ 눈앞에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온 힘을 다해 다른 선택지를 찾는 건 도망이 아니라 기도니까. 너는 너의 삶을 살아, 채운아. 나도 그럴 게. 그게 지금 내 간절한 소망이야. 이건 희생이 아니란다. 채운아. 한 번은 네가, 또 한번은 내가 서로를 번갈아 구해 준 것뿐이야. 그 사실을 잊지 말렴.
미안하다.’
그런데 삶은 지우가 생각하는 것 처럼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지우가 누군가를 살리는 이야기를 쓴 순간 삶은 가차없이 지우에게서 가장 소중한 존재를 데려가버렸다.
‘떠나기, 변하기, 돌아오기, 그리고 그 사이 벌어지는 여러성장들.‘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