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 겨울스포츠의 날

하치노헤는 동계올림픽의 도시

by 엄마몬

작은 도시인데 근방에 국제대회 규격의 커다란 링크 2개, 엔간한 구민회관급 링크까지 3개를 봤다.

왠지 겨울스포츠에 강한 도시라고 하네.

할아버지가 홈스테이를 신청하게 된 계기도 동계올림픽에서.

할아버지는 동계올림픽의 빅 팬이라서 아이스하키, 스케이트, 크로스컨트리 등 대회가 있으면 자원봉사로 참여하곤 하시는데 재작년에 한국인 선수단의 지원을 맡았는데 이름도 정확히 못 부르는 게 부끄러워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셨다. 조용한 학구파 학자 스타일이셔서 대화는 무리지만 천천히 문장을 번역하여 여러 번 반복하고 차근차근 말해보려는 스타일이시다. 저는 아무 단어나 주워섬겨서 말을 해보려는 타입인데요, 기다리고 있으면 새벽부터 공부하신 작은 노트에 말끔한 글씨로 적은 한국어 문장을 천천히 말해주신다.

얘기하다가 모르는 단어는 물어보고 수첩에 적는다. 뭔가 25년쯤 타임머신을 탄 기분.


하치노헤는 링크도 많고 차로 조금만 가면 큰 스키장이나 눈 덮인 평원이 많아서 걷는 스키도 타시고 본인도 아드님도 아이스하키 선출이라고 하셨다. 일본에 오기 전부터 어린이가 스케이트를 탈 줄 안다면 링크에 데리고 가서 가르쳐주고 싶다고 하셨다. 아이쿠 그것 좋죠. 스키도 짱 좋아합니다.


하키 선출답게 여러 사이즈의 스케이트화가 집에 있다. 하키 선수용은 날이 짧아서 턴이나 급 스톱이 가능하다. 대신 타는 게 좀 어렵다고 하네. 집에서 꺼내서 이것저것 여러 신발을 신겨봐 주셨다.

어린이가 좀 신고 움직여보다가 생각보다 잘 움직이지 않으니 징징, 구민회관에서 스케이트화를 빌려서 신으니 그제야 좀 빙글빙글 돌아본다. 할아버지는 여유만만하게 뒤로 가시면서 어린이를 봐주신다. 저도 그 보행도움용 휠체어 같은 보조기를 달고 두어 바퀴 돌고 살살살 타봤다. 이것도 한두 번 타보니 좀 나아지네. 사람은 역시 해봐야 해.


집에 와서는 할아버지가 걷는 스키를 가르쳐주셨다. 이런 게 왜 집에 있나요 할아버지, 역시 범상치 않은 분이셨어. 내가 피곤해하니 자연스럽게 애를 봐주신다. 한 30분 정도 정신을 잃었다가 나와서 교대했다. 땅에서 스키를 타는 건 처음이라 재밌대.


저녁에는 빙글빙글 스시 노래를 불러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스시로를 갔다. 전국 스시로 가운데 가장 평점이 높은 게 요 지점이라고 하신다. 맛있어요. 내 몫은 내가 내야 하는데, 사주셨다. 히잉. 잘 먹었습니다.

겨울방학 다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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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