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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 yuni May 01. 2020

밤과 새벽 사이, 어린 시절의 어떤 날에

 단칸방, 작은 살림살이가 작게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단칸방에서 살던 어떤 날에, 발아래 창을 바라보며 나는 동생과 나란히 누워 잠을 잤다. 한 방에 온 가족이 함께 잠을 잘 때도 고요한 밤의 정적을 깨는 건 언제나 엄마의 미싱 돌리는 소리였다. 누군가에게는 방의 고요함을 느낄 사이도 없이 바쁘고 쉴 틈 없는 삶의 무게가 덧씌워 진다는 걸 나는 그때 깨달았다. 가끔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엄마의 삶이 조금은 자유롭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싱 돌리는 소리가 멈추고 간간이 흐느끼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마음에 철렁거리는 소리가 났다. 눈물이 고였다. 비집고 나오는 울음소리를 엄마가 들을 것 같아서 이불을 뒤집어썼다.

울음소리가 잦아들고 미싱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깰 때 이불을 내렸다. 맞은편에 나 있는 창밖은 새벽빛이 밝았다. 하늘빛 하늘에 흐리게 떠 있는 별들이 보였다.

 세상은 너무도 고요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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