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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피 Sep 26. 2023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행복해지려면..

우연히 한 질문을 만났다.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


그러고 보니 막연하게 또는 맹목적으로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 애쓰며 살았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기도 하고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찾아보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애쓰기도 했고 누군가를 위해 봉사를 하기도 했다. 이런 행위들을 통해 행복을 느꼈고 앞으로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 나아갈 방향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


그런데 내가 행복을 느끼는 행위들.. 지금도 충분히 누리고 있지 않나? 그럼 나는 현재 행복한가? 행복하다면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가?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엇이 부족한 건가? 100% 온전히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는 건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고, 마음만 먹으면 여행을 떠날 수 있고, 누군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여건도 충분하다. 그럼 내가 필요한 건 무엇일까? 지금 필요한 건 돈이다. 정확히는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이다. 나는 과연 돈이 충족되면 궁극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


수많은 책과 강연, 그리고 이미 부자가 된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게 있다.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다."


이게 사실이냐 아니냐를 따져 묻고 싶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내가 아닌 타인의 생각일 뿐이니까. 난 그저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의 생각을 해부하고 싶다. 나는 돈이 지금보다 많으면 행복할까?

​​


답을 찾기 위해 내가 살아오면서 행복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려 볼까 한다. 가장 최근에 행복을 느꼈던 건 오늘 새벽이다. 무슨 바람이 들어서인지 2주째 새벽에 일어나 출근 전에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심장이 터질 듯 뛰고 근육이 찢어질 듯한 상황에서 쾌락에 가까운 행복을 느꼈다. 헬스장을 나오면서 유난히 선선해진 가을 냄새를 맡으면 나 자신이 얼마나 대견하고 뿌듯한지 모른다. 참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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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큰 행복은 지난 토요일 저녁이었다. 제철 새우를 양껏 구워서 입안 가득 채웠다. 사랑하는 아내와 무한 도전을 보면서 웃음이 빵빵 터졌다. 최근에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다. 그보다 좀 더 큰 행복을 느꼈던 건 결혼식이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고 많은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올렸다. 몇 번이나 울컥했는지 모른다. 아마 다시는 느끼기 힘든 행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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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다른 행복도 있다. 7년 전, 자전거와 텐트를 들고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한 달 반 가까이 자전거로 이동하면서 캠핑을 했다. 구글 맵 하나에 의존해서 유럽 대륙을 누볐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두 눈에 담았고 친절하고 따뜻한 현지인들과 추억도 쌓았다. 힘들었지만 정말 큰 행복으로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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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무수히 많지만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나 정말 돈을 더 많이 벌면 행복할까?" 내가 경험한 행복에서 돈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없다. 돈 때문에 행복해 본 적이 없다. 그럼 왜 돈을 원할까? 어렸을 때 가지지 못했던 결핍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돈이 많으면 맛있는 음식을 더 맛있는 음식으로 먹을 수 있고, 여행을 더 호화롭거나 더 장기 여행으로 떠날 수 있기 때문 아닐까? 돈이 많다면 내가 원하는 행복을 좀 더 증폭시킬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내가 진정 원하는 행복을 누릴 때에나 시너지가 생긴다. 예를 들어, 술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행복이란 이거지!' 라며 2천 원짜리 소주 대신 2천만 원짜리 샴페인을 선물한다면 그 사람은 행복을 느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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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경험에서 행복을 찾았다. 사소할 수도 있지만 그런 순간 덕분에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렇다면 경험적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행위만 평생 하면 더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 문제도 정리하면 길어질 것 같아 직감적으로 판단하자면 그렇게 산다고 더 큰 행복을 느끼지는 못할 것 같다. 김치볶음밥의 김치보다 라면에 얹어 먹는 김치가 더 맛있고, 2차로 마시는 맥주보다 운동 후에 마시는 맥주가 더 맛있듯이 말이다. 이미 누리고 있고 흔할 때 맛보는 행복보다 간절하고 안달 났을 때 느끼는 행복이 더 클 것 같다.


​​

무엇보다 '나'라는 사람이 갈구하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찾는 게 우선 아닐까? 술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이천만 원짜리 술은 그저 비싼 알코올이고, 자전거에 관심 없는 사람에게 이천만 원짜리 자전거는 그저 비싼 탈것 일 뿐이니까. 남들이 추구하는 행복이 아니라 내면에서 원하는 행복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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