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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상 애 Jun 07. 2023

13 힘을 내요~ 슈퍼파워!

다운증후군의 체력

 다운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하루에 네시간 정도만 일할 수 있어도, 여러가지 복지 정책으로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한다. 하루에 네 시간이 어려운가? 싶었다.


 개인적으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토요일 근무와 매일 야근은 당연시였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고 매월 토요일 하루 쉼을 처음 갖게 되었을 때 어색할 정도였다. 최소 30분전 출근도 당연시 되었던 시대가 있었다. (라떼는~~ 을 이야기 하는건 아니다) 물론 힘들었지만, 버텨내긴 했었다. 그런 내게 하루 네 시간의 일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다운증후군인 막내 아이와 함께한 지난 1년과 최근 몇 주를 살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다른 가족의 여행 영상 속에서도 비행기만 탔을 뿐인데 하루 종일 잠을 잤다는 말이 세삼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위에 두 아이를 키우면서, 100일의 기적을 몸으로 경험했었다. 태어난지 백일... 그 전까지는 새벽에 길어야 세시간(정말 길어야) 평균 1~2시간 자고 일어나기를 반복했었다. 백일이 지나고 나서야 통잠에 들기 시작했고, 통잠이 시작되었을 때는 내일이 없는 것 처럼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그나마도, 무언가를 먹일 때나 낮잠 잘 때만 겨우 가만히 있었다.


 막내 아이는 조금 남다름을 느낀다. 물론 순간 폭발력으로 여기저기 움직이고 있지만, 그도 잠시, 조금 움직였다 싶으면 엎드러진 상태에서 잠시 쉰다. 심지어, 세 아이 중 처음으로 밥먹다가 그냥 눈감고 자는 경우도 있었다. 작업치료나 물리치료를 받고 온 날은 느껴질 정도로 움직임이 훅 줄어든다. 여행을 가면, 두 아이들은 더 놀기 위해 안달이었는데, 막내 아이는 차를 타고 오가는 것마저 힘들어한다.


 두 누나들은 이걸 아직 모르기에, 특히 둘째 아이는 힘들던지 피곤해던지 상관 없이 들이대는 적극적인 대쉬를 한다. 그 덕에 조금은 강인하게 크고 있지만, 조금 강인해질 뿐 체력적인 한계는 여전하다. 감기도 계속 달고 살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런 사실을 주변에 알려도, 전혀 그 것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많다.

 "아이가 조금 더 체력적으로 건강하게끔 해야지. 잘 멕여야지..." 등등 의 말을 하는 사람도 많고,

 "더 많이 운동시켜야 되" 라고 운동을 강요하기도 하다.


 감사하게도 일반 아이와 같이 동일선상으로 봐라보시는 건데... 이게 가끔은 받아드리기 힘들때가 있다.


 하루에 네 시간 일하는게, 어쩌면 하루 종일 야근해야 하는 사람과 동일한 체력을 그들에게 요구하는 것과 같은듯 하다. 이 갭차이를 조금이나마 좁혀가는 것이 또 한가지의 숙제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응원받는 유투브 영상중에 하나가 다운증후군 청년의 보디빌딩 관련 영상이다. 국내 역사상 유일한 다운증후군 보디빌더인 청년의 영상을 하나 하나씩 볼때마다 한계를 지어서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에서도 이런 유래를 쉽게 찾기는 어렵긴 하나, 여러가지 사례가 있는 건 사실이다. 유독히 국내에서는 이런 부분에 지원적인 정책이 드물기도 할 뿐더러, 인식의 문제로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는데까지도 어려운 부분이 아쉽지만, 여튼 이 영상을 보면서 응원이 되고, 응원을 하게 되기도 하다.


 체력의 한계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런 부분의 보조적인 역할과 정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이가 보다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 무리한 운동은 당장 안되더라도 조금씩 환경속에서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부모가 또 건강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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