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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개구리의 삶 (33)

생애 첫 홀인원

by 촌개구리

동네 스크린골프 라이벌이자 귀인인 권프로 부부가 가자고 하면 거부할 수 없기에 한 달간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함께 다녀왔다.


골프에 진심이다 보니 코로나팬데믹 전에는 매년 겨울이 되면 따듯한 동남아로 전지훈련을 다녀오곤 했지만 한 달 넘게 다녀온 것은 처음이다.


태국에서 반은 마이다에서 반은 캥카찬에서 보냈는데 좋은 분들 많이 만나서 즐겁게 지내며 오전, 오후 원 없이 골프를 즐겼다. 덕분에 작년 크리스마스와 제야의 종소리는 해외에서 들었다.


그러다 새해 첫날 08시 18분경 캥카찬 11번 홀 (파 3)에서 5번 아이언이 잘 맞아 버디 잡나 했는데 그것이 생애 최초 '홀인원'이 될 줄은 몰랐다.


그린에 올라가 보니 볼이 없어 찾고 있는데 앞팀 멤버 중 가까이 지켜보던 분이 그린에 원바운드 후 5m 정도 날아가 홀컵에 쏙 들어갔다고 한다.


골프 인생 15년 동안 그렇게 고대하던 '홀인원'이 새해 첫날인 2025년 1월 1일 기적같이 나왔다는 사실에 한동안 흥분을 가라앉히기 어려웠다.


그동안 싱글, 샷이글, 싸이클링버디 등 새 기록을 써가고 있었지만 통계학적으로 아마 골퍼의 확률은 1만 2000분의 1 정도로 어려워 언제나 꿈이었는데 홀인원을 드디어 기록했다.


에이스(ace)라고 불리기도 하는 홀인원은 한 번 기록하면 3년간 행운이 따르고, 그 장면을 지켜본 사람은 1년간 재수가 좋다는 말이 있는데 작년 11월 7일 웰리힐리에서 호프로의 홀인원을 직관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골프장 측에서 다음날 저녁에 직원들이 홀인원 증서와 축하케이크를 준비해서 노래를 불러주며 축하세리머니를 해주는데 감동을 받았다.


아울러 함께 동반했던 멤버들이 솔선해서 주변에 식사하던 분들에게 맥주를 돌리다 보니 여기저기서 축하 인사를 받게 되어 완전히 축제분위기가 되었다.


나와 동반하며 홀인원을 목격한 문프로님이 2주 후 그곳에서 생애 첫 '이글'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정말 행운이 이어진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도 눈감으면 그때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왠지 올해는 새해 첫날의 행운이 쭉 이어질 거 같은 기분이 든다. 나를 아는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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