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인 내가 밉다면

그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성향이라는 게 일단은 타고나는 것이다.

나도 MBTI가 I로 시작하는 상당히 내향적인 사람이다.

그렇지만 주변인에게 물어보면 I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모임을 갖거나 아무쪼록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면

일을 힘들게 할 때보다 더 지쳐서 회복 기간이 길어진다.

그 이유를 살펴봤다.

제법 많은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는

양보와 배려였다.

타인을 존중하고자 했던 것이

불편한 억지의 시간이 됐던 것이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갈수록 나아지는 게 아니라

아무리 오래된 인간관계라도 더 불편해지는 것이다.

내향적이라는 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은 누구보다

잘 알지 몰라도 인간관계에 있어서 만큼은 솔직히

장점보다는 단점이 될 수밖에 없고 온전히 잘잘못을

따지고 들었을 때 타인의 잘못이 아니라 내 잘못이 크다.

그런데도 내가 먼저 만나자고 약속을 잡지는 못해도

먼저 오는 약속은 최대한 참석하고 지키려고 노력한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연락하지 못하고 만약 오는 연락도 없다면

너무 쓸쓸할 것이고 우울할 것이다.

그 또한 고독하고 괴로움이 된다.

계속 혼자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을 자주 만나서 지치는 것이라면

터울을 조금 더 늘려서 만나면 되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눈치 보는 것,

타인의 생각을 생각하는 것, 내가 뭘 잘못했나

생각하는 것, 집에 와서도 타인을 생각하는 것,

대화를 곱씹어 보는 것 등 이러한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를 유발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다.

오늘 만나고 헤어졌으면 그것으로 끝을 내는 것이다.

다음에 또 만날 때 그 사람이 내 앞에 있을 때

덮었던 책을 펴듯 대화를 나누는 게 가장 좋다.

타인의 표정과 행동 그리고 생각을 읽으려고 한다는 게

트러블을 만들지 않기 위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혼자만의 생각이고 혼자만의 판단이 된다.

내 삶은 혼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게 이로울 수 있다.

그렇지만 인간관계는 소통 및 대화가 시작과 끝이다.

사람, 주변인 등은 언제든지 코드가 맞지 않으면

떠날 수 있고 잃을 수 있다.

내가 떠나도 되는 것이고 타인을 잃어도 되는 것이다.

다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억지로 타인을 지키려고 할 때

정작 자신을 잃어가는 셈이 된다.

MBTI가 16가지 정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16명 중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반드시 있다.

나머지 15명 정도는 원래 저런 사람인가 보다 하며

넘어가는 게 타인에 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꼭 그 한 명 꼴이 아니더라도 나와 통하는 사람은 있다.

기존에 알고 지냈던 사람 중에 그러한 사람이 없다 해도

계속 새로운 사람을 만나다 보면 진짜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날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잘 살펴보면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이

자기 주도적이고 더 이기적인 경우가 많다.

첫 번째는 본인이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덜 지치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

행복지수를 잃지 않아야 하고

행복지수를 잃을 정도로

타인을 그만큼 사랑해 줄 필요는 없다.

편하게 행동하고 조금은 대충 생각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