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카메라 앞에 앉는다.
검은 화면, 그리고 나.
“안녕, 오늘 하루 잘 지냈니?”
“네.”
다음엔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계산한다.
대답이 없어도,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간다.
그럴 때면 문득, 내가 강사인지 배우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온라인 수업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자주 공허함을 마주하게 된다.
카메라를 끈 아이들, 반응 없는 질문들,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
그럼에도 나는
“적절한 리액션”과
“넘치는 에너지”를 유지해야 한다.
수업을 하면서 질문이 들어오는 그 순간, 나는 조금 더 크게 웃는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점점 ‘보여지는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가끔은 내 말이 수업이 아니라, 대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느 날, 한 학생이 수업이 끝난 뒤 말했다.
“선생님, 할 말이 있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잠시 뒤, 화면에 글자가 떴다.
You are the BEST teacher ever.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의 진심을, 화면 너머에서 느끼고 있던 아이가 있었다는 걸.
줌 수업은 쉽지 않다.
아이들과 연결되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나만의 무대를 만든다.
연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진심은, 언젠가 화면 밖으로도 전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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