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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재와 기술 Sep 23. 2021

뒷담화 정보의 가치 - 피쉬보울 (Fishbowl)

Glassdoor의 Fishbowl 인수

기업 및 연봉정보와 취업후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래스도어(Glassdoor)가 피쉬보울(Fishbowl)이라는 서비스를 인수했습니다. 피쉬보울(Fishbowl)은 직역하면 어항이란 뜻이지만, 투명한 어항과 같이 사생활까지 모든 것이 다 공개되는 공간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 이름처럼, 피쉬보울은 익명으로 직장의 가십거리를 다루는 일종의 커뮤니티 성격의 서비스입니다. 글래스도어는 왜 이런 서비스를 인수했을까요? 

피쉬보울의 제품 구분


1.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미션

글래스도어의 미션은 "To help people everywhere find a job and company they love."입니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기업과 직업을 찾게 도와주는 것이 주 목표입니다. 초기 글래스도어가 유명해진 것은 이중에서 연봉정보의 공유 때문이었습니다. 전직 또는 현직의 직원들이 자신의 연봉을 익명으로 공유하면, 다른 사람들이 올린 연봉정보를 볼 수 있는 형식으로 전세계의 연봉정보를 수집해 왔습니다. 


지금은 연봉정보를 비롯한 취업 후기, 복리후생 정보, 인터뷰, CEO에 대한 평판 등 기업 전반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고, 인디드와 합병 이후에는 채용공고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Glassdoor의 CEO평가, 연봉비교, 채용정보 화면


분명 이런 데이터는 구직자에게 유용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데이터를 제공한 사람에게서 더 자세한 추가정보를 얻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글래스도어의 데이터를 열번 보는 것보다 어쩌면 현직에 있는 사람을 만나서 한 번 만나서 직접 물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피쉬보울을 통해 글래스도어는 정보 제공자와 필요자가 직접 소통하는 창구를 열어줍니다.  


2. 재택근무의 시대의 소통의 중요성

피쉬보울의 인수의 배경에는 코로나도 있습니다. 글래스도어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48%의 미국 직장인들이 코로나 시대에 홀로된 외로움을 느끼고, 42%가 소통의 부재로 인해 자신의 커리어가 발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주제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함으로서, 재택근무를 해도 자연스럽게 회사나 업계에 대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소속감심리적 안정감이 들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합니다. 


3. 기회인가 모험인가

피쉬보울은 익명을 보장합니다. 회사 이메일로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직책이나 회사명 중 하나만 노출할 수 있습니다. 정보 제공자의 신뢰도를 확인하면서도, 자유롭게 적나라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적절한 선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분명 정보의 다양성투명성은 높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십거리나 부적절한 표현이나 주제 등 질적인 면에서 어떻게 유지 관리를 할지가 궁금합니다.   


비슷하게 직장인들이 직접 소통을 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꼽으라면 아마 링크드인(Linkedin)일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은 낮지만, 전세계 7억 5600만명의 유저가 있고, 2020년 기준 매출이 한화로 약 8조가 넘는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입니다. 실명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력을 공개하는 서비스인 만큼, 컨텐츠의 질이 굉장히 좋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혹이라도 자신의 경력에 누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링크드인에는 솔직하지 못한 의견이나 정보도 많다는 것이 글래스도어의 지적입니다. 더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위해서는 익명으로 데이터를 얻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계정 개설시, 직장인과 학생(취준생)으로 나누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학생들이 현직에 있는 사람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듣고 먼저 기업에 대해 더 알아보는 기회를 주는 것도 의미있지만, 장래 글래스도어의 사용자를 초기에 미리 확보하겠다는 수도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피쉬보울 계정개설 페이지

2021년까지 글래스도어는 인수 이후로 계속 적자였습니다. 모든 후기 서비스가 그렇듯이, 리뷰 데이터만으로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악플과 불만 가득한 페이지에 기업에게 돈을 내고 광고를 하라는 것도 아이러니하고, 구직자들은 필요한 정보를 글래스도어에서 얻은 후 막상 지원서는 다른 사이트를 통해서 제출하기에 독립적으로 채용사업의 매출을 올리기도 힘든 구조입니다. (물론 브랜딩과 인디드 기존 제품과의 번들링을 통해 전체 인디드 매출에 간접적으로 공헌을 합니다.) 


피쉬보울이라는 익명 커뮤니티의 접목을 통해, 글래스도어는 기업 정보의 투명성 추구라는 미션에 부합하면서도 신규 유저의 획득과 기존 유저의 리텐션을 개선할 수 있는 시도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공개적으로 링크드인과 정반대의 길을 택한 전략이 앞으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어떻게 수익화를 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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