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평리이평온 Feb 19. 2024

타이베이 여행 6

여섯째날 - 귀국

계획했던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조식을 먹고 호텔 앞에 정차해 있던 택시를 타고 화렌역으로 갔다. 예약해 뒀던 기차표를 창구에서 빠르게 발권해서 플랫폼을 찾아 잠시 기다린 후 타이베이행 기차에 탑승했다. 어제 한 번 타봤다고 모든 게 익숙한 것처럼 행동했다. 기차에서 책을 읽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하는 여행처럼 능숙함이 있었다. 대만에서의 며칠간 여행은 마음과 행동 모두에 여유를 주었다.



타이베이에 도착하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비행기 시간이 촉박해서 헤매기라도 한다면 자칫 비행기를 놓칠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어서다. 타이베이역에 내리자마자 타오위안 공항으로 가는 MRT노선 표지판을 찾아 빠르게 걸었다. 어제 충전해 둔 이지카드로 MRT에 탑승했다. 다행히 시간이 딱딱 맞았다.


공항 1터미널에 도착하니, 인천공항보다는 작지만, 김포공항보다는 큰 타오위안 공항에서 티웨이 항공사를 찾아야 했다. 다행히 전광판에서 항공사 발권창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이동했는데, 타이베이발 제주행 탑승 수속은 이미 다 이뤄졌는지, 대기줄에 한 명도 없는 행운이 잇달았다. 우리는 바로 짐을 부치고 하루 내 아무것도 먹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잔돈 소모 겸해서 햄버거를 먹었다. 그 새 나는 다시 회사 동료들에게 줄 기념품, 써니힐 펑리수를 사려고 동분서주했다. 다행히 항공사들이 밀집한 2층 한 편에서 매장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제 공항에서 해야 할 일 끝이다. 


수속받는 줄은 길었다. 차례차례 수속받고 항공기가 기다리는 B1 플랫폼까지 꽤 오래 이동해야 했다. 도착하니 비행기 이륙 오분전. 기가 막힐 정도로 시간이 맞았다.


마음이 여유로워서 비행기 내에서 음악을 듣고 다이어리에 메모를 한다. 2시간 조금 더 지나자 비행기는 비가 오는 제주공항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쌀쌀하지만 폐부를 찌르는 시원한 공기가 제주에 도착했음을 실감케 한다. 아내가 마중 나와 있었다. 아이들은 엄마를 보자 얼굴이 더 환해진다. 아빠와 세 아들의 5박6일 대만 여행이 비로소 끝이 났다.


집에 와서 아내가 해준 저녁을 먹었다. 김치찌개와 소불고기로 차려진 우리 집 만찬에 모두 두 그릇씩 밥을 먹었다. 막내는 타이베이 까르푸에서 사 온 불닭 짜장 볶음면으로 마무리까지 했는데, 모든 게 완벽한 하루였다.


아내는 짐을 부려 빨래를 돌리고 아이들은 밀린 게임을 하러 각자 방에 들어갔다. 나도 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셈인데, 내일 회사 갈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거려 온다. 하지만 소중했던 이번 여정이었던 만큼 감수해야 할 빚이라고 생각한다. 잘 보내고 왔다. 대만에서의 며칠. 다짐하고 계획하는 것은, 6월에 혼자 3박4일 일정으로 동북아시아 최고봉 ‘옥산’을 혼자서 올라가 보는 것이다. 아내와 상의한 후 준비해 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타이베이 여행 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