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과 실이 이상하리만큼 무서웠다.
꿰매는 일에는 관심도 재주도 없었다.
어쩌다 구멍 난 양말은
차라리 버리는 게 마음이 편했다.
어쩌면 본능적으로 알았는지 모른다.
헐거워진 관계도 구멍 난 마음도
꿰매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두려움이 많아 봉합의 도구인 바늘과 실을 멀리했는지도. 어떤 방법이 옳은지 모르고 어떠한 최선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몰라 한참을 들여다보다 결국은 포기하고 말았으니까.
펀치 니들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잘못 지나온 수틀 위의 구멍을 손가락으로 슬슬 만져주면
언제든 다시 처음처럼 시작할 수 있다.
조금씩 가벼워진다.
나의 두려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