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룡
리마인드 하니문
32년 전 보름달 속으로
돌아가 보기로 했다.
지천명 넘어 한 갑자
산전수전 거친 노련함으로
모든 것이 완벽해야했다.
세세한 여행일정
순서대로 구글 일정표에
에버노트까지 확인했다.
원시의 옹달샘처럼
솟아나는 시네마 천국에
마지막까지 미소와 함께했다.
오는 비행기 오전 8시
출발 게이트에 도착해서야
8시 55분임을 깨닫는다.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구글 일정을 확인 또 확인했는데,
이 상황이 정말 어이가 없다.
렌트카 8시 이전 반납 시
무인반납 및 셔틀운행 불가 통보에
한순간 꼬여버린 것이리라.
나의 전두엽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동기화 프로그램을 가동해 버렸다.
이것이 신념이 되어버리면
정확한 정보가 무의미해지는
확증편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