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리즘의 극복
요가도 좋고, 명상도 일상에 도움이 많이 되고, 책 읽기도 즐거운 일이 맞는데,
이상하게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일이 오히려 하기 싫은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그건 '매너리즘' 때문이겠지요.
예술가들이 작품을 창작하는 데 있어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그 독창성을 잃어버리는 경우를 지칭하는데서 나왔다고 하는데
이러한 느낌은 꼭 예술적인 분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건 아닌 듯합니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패턴으로, 비슷한 분야를 계속해서 탐구하다 보면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익숙해지는 시간을 만나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내가 무언가를 시도 함에 있어 무르익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고,
때론 다음 단계를 위한 성장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도 있어요.
다만,
그 습관이란 게 한번 형성되고 나면 왠지 모를 '편안함'을 잔뜩 느끼게 해 줍니다.
이때부터 좀 더 일을 쉽게 해나가게 되면서도
자칫하면 반복의 수레바퀴에 빠져 기계적인 일상으로 전락해 버리기가 쉽지요.
또한 이러한 패턴이 형성이 되면 어찌나 빠져나오기가 힘든지,
마음은 새롭고 신선한 일을 도모하면서도
몸은 대개 매일 해오던 일을 비슷한 시간에 반복적으로 하는데 강력하게 이끌립니다.
저에게 이런 시간이 이따금씩 찾아오면
이럴 때를 위해 보험처럼 배워둔 요가 외에 다른 취미생활을 한다거나,
색다른 분야의 책을 읽고,
때론 맥주도 시원하게 마시면서 일상의 패턴을 바꾸는 작업을 꼭 해나 가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사랑하는 일들을 억지로 해 나가느라 괜스레 미워하게 될까 봐 그렇습니다.
어쩔 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 한없이 무기력함에 '의도적으로' 빠져 보기도 합니다.
한참 내 신세를 한탄하고 나면 갑자기 이렇게 따뜻한 집에 누워서
의도적 우울감에 빠져 볼 시간적 여유가 있음을 깨닫고 벌떡 일어나게 되기도 하지요.
이렇게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걸 언제나 잘하기 위해서
이런 일들과 전혀 상관없는 다른 즐거운 일들을 잔뜩 해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계속해서 다른 일들을 하다 보면 갑자기 원래 하고 싶었던 일들이
그냥 그럭저럭 하고 싶을 때 보다 그 이상으로 간절하게 잘하고 싶게 되는 순간이 오지요.
만약,
내 마음과 달리 어딘가 모르게 내가 하고 싶은 일들 또는 이미 해오던 일들에 '매너리즘'을 느낀다면,
잠시 동안의 일탈을 꿈꿔보는 건 어떨까요.
그것은 내가 다시 퇴보하거나 모자라게 되는 시간이 아닌 간절함을 더 키워주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진짜 제대로 하게 해주는 시간을 위해 잠시 다른 즐거운 일을 살짝 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