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I와 웹툰 산업의 변화

2부. 웹툰, AI를 만나다

by 나무를심는사람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은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기술의 비약적인 성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GPU는 원래 이미지와 동영상의 생성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된 특수한 전자 회로로, 쉽게 말해 컴퓨터의 그래픽 카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GPU 기술의 본격적인 등장은 1998년 미국의 엔비디아(NVIDIA)가 리바 TNT라는 그래픽 카드를 출시하면서 시작되었고, 1999년 지포스(GeForce)라는 이름의 GPU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대중화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엔비디아는 2006년 병렬 연산을 위한 플랫폼인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를 개발하여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인공지능 학습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GPU는 수천 개의 코어를 통해 동시에 여러 연산을 처리하는 병렬 구조를 갖추고 있어, 직렬 처리 중심의 CPU보다 AI 연산에 훨씬 유리하다. 특히 대량의 데이터를 동시에 학습하고 처리해야 하는 생성형 AI 모델, 예를 들어 이미지 생성, 텍스트 생성, 영상 편집 등에 활용되는 딥러닝 알고리즘은 GPU를 기반으로 한 연산 환경에서 비로소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엔비디아가 CUDA를 무료로 배포함으로써 전 세계 개발자와 연구자들이 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고, 그 결과 AI 생태계의 확장과 함께 엔비디아는 서버용 GPU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독점적 위치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 기반은 웹툰 산업에도 직접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웹툰 제작에서 사용되는 AI 도구들은 대부분 이미지 생성, 스타일 학습, 레이아웃 편집과 같은 복잡하고 고도화된 연산이 필요한 작업들을 수행한다. 실제로 웹툰을 제작하기 위한 이미지 생성 과정에서는 AI가 수백만 개의 픽셀 단위로 세밀한 그래픽 정보를 조합하고 해석해야 하며, 스타일 학습은 다양한 작화 방식과 감성 표현을 추출하고 재현하는 과정을 수반한다. 레이아웃 편집의 경우에도 장면 간의 시각적 흐름과 독자의 몰입감을 고려한 동적 분석이 요구된다. 이러한 분석은 웹툰의 내러티브 전개에 따라 컷 간의 전환 타이밍, 시선 유도 방향, 공간 구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과정을 포함하게 되는데, 긴장감이 고조되는 장면에서는 컷 간 간격을 좁히고, 대사 없는 컷을 활용하여 몰입도를 높이는 연출을 AI가 판단해 제안하거나 적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AI는 독자의 읽는 속도, 시선 추적 경로, 감정 반응 데이터를 학습하며, 이야기 전개와 시각 정보가 조화롭게 연결되도록 자동으로 레이아웃을 구성한다. 이러한 고차원 분석은 수많은 시각 및 내러티브 패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므로, GPU를 통한 고성능 병렬 연산 처리가 필수적이게 되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복잡한 계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병렬 연산에 특화된 GPU(Graphics Processing Unit)의 고성능 처리 능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수천 개 이상의 연산 코어를 통해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구조의 GPU는 웹툰과 같이 대량의 이미지 및 텍스트 정보를 동시에 분석하고 시각화해야 하는 생성형 AI의 작동 방식에 매우 적합하다. 특히 웹툰 제작에 활용되는 AI는 각 장면마다 다른 스타일, 배경, 색감 등을 분석하고 자동 생성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GPU는 수많은 연산을 병렬로 수행함으로써 기존 CPU 기반 환경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결과를 도출해 내며 웹툰 제작을 위한 조건을 제공할 수 있었다.


결국 GPU의 연산 성능은 단순한 이미지 생성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AI 웹툰 제작이 창작자의 의도를 실시간으로 구현하고 반복적으로 수정해나갈 수 있는 창작 환경을 가능케 하는 기반 기술로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GPU의 발전은 웹툰 제작에 활용되는 생성형 AI 기술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웹툰 산업에서 AI 활용이 확장되고 정교화될수록 GPU 기반 인프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상상력을 구현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의 질적 향상을 뜻하며, AI와 협업하는 웹툰 제작의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기반이기도 하다.

웹툰 산업은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선봉에서 기술 혁신과 사용자 경험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영역 중 하나다. 모바일 기반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대중화되면서, 웹툰은 단순한 만화의 디지털화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주류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러한 변곡점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입은 웹툰 산업 전반에 걸쳐 구조적이고 패러다임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예제_이미지 003.png


과거 웹툰 제작은 주로 개인 창작자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던 수공예적 창작 프로세스였다. 그러나 AI는 창작의 자동화, 기획의 데이터화, 소비자의 맞춤화를 실현하며 새로운 창작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변화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 창작 효율성의 획기적 개선

AI는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드는 작화 작업, 특히 배경 채색, 컷 배치, 인체 스케치 보정, 표정 디자인 등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는 창작자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창의적인 기획과 서사 구성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특히 1인 작가 시스템에서 이러한 변화는 생산성 향상과 창작 피로도 감소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하다.


• 유통과 글로벌 진출 전략의 고도화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필수적인 현지화 작업 역시 AI의 도움으로 전환되고 있다. AI 기반 자동 번역 시스템은 콘텐츠의 다국어 변환을 빠르게 수행하며, 특정 국가의 언어뿐 아니라 문화적 코드까지 반영한 문장 추천 기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문화적 맥락을 인식하는 고도화된 자연어 처리 모델은 향후 AI가 단순 번역을 넘어 문화 콘텐츠 기획 파트너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창작 방향을 안내하는 피드백 시스템

AI는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웹툰의 구독 패턴, 선호 장르, 클릭 유지 시간, 이탈률 등을 기반으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창작자에게 작품의 강점과 약점, 다음 회차에 대한 예측 가능한 트렌드 제시를 가능케 하며, ‘감각적 창작’에서 ‘전략적 창작’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 기반 AI 분석 도구와 연동되면서 콘텐츠 최적화 시스템이 새로운 창작 기준이 되고 있다.


AI는 웹툰 산업 내에서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유통 효율화, 소비자 맞춤형 전략이라는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창작자뿐 아니라 플랫폼과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keyword
이전 08화창작자와 AI의 공존 전략을 모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