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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원 Mar 13. 2023

성장기록

가족사진 

작년 1월 2일 가족사진을 찍었다.

통영으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하게 찍게 된 가족사진.


엄마, 아빠, 아이 셋이서 추억의 옛날 교복을 입고 우리는 가족사진을 찍었다.

멋지게 나왔다. 우린 돈 들인 만큼 만족을 했으며 찍기를 잘했다며 추억 만들기에 만족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1월에 가족사진을 찍고자 했는데, 나갈 때마다 매번 어긋나서 찍는 것이 매번 미뤄지고 있었다.

드디어 3월... 다시 통영을 찾았다.


작년 그 집.

우리는 그곳을 다시 찾아 사진을 찍었다.

이번엔 옛날 여름교복...

일명 세일러복..


딸아이와 같은 옷을 입고 찍었다.

남편도 여름교복인 하늘색 셔츠를 입고 모자를 썼다.


어렵게 찍은 만큼 잘 나오기를 바랐다.


하지만 사진을 선택해야 하는 시간이 되자 실망스러웠다.


우리의 모습은 작년의 모습과 많이 달랐다.

고작 1년 2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우린 많이 늙고, 많이 살이 쪄 있었다.

딸아이는 작년에 비해 많이 성장한 모습에 뿌듯했으나

우린 그만큼 많이 늙어 있었다.


고를 컷이 하나도 없어 선택하기 너무나 어려웠다.


어렵게 선택한 사진의 번호를 말하며 보정을 제발 잘해달라고 말했다.

이젠 보정만이 살길이다.


한숨이 나왔다.

30분 후에 오라는 말을 듣고 우리는 밥을 먹으며 기다렸다.


밥을 먹으며 점점 컨디션이 좋아지지 않는 우리 셋이었다.

하늘도 점점 어두워지고, 날씨가 몸으로 느껴지는 찰나였다.


우리는 서둘러 사진을 받아서 주차장으로 향했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마터면 엄청나게 비를 맞을 뻔했으나 다행히도 주차장 근처에서 비를 조금 맞았다.


서둘러 돌아왔으나 결국 딸아이는 기침과 콧물을 흘렸다.

나와 남편도 몸살기가 돌았다.


갑작스레 잡은 여행이 몸살이라는 후유증에 시달렸지만, 가족사진이 남았다.


그것 하나로 충분히 멋진 여행이었다.


작년 사진 옆에 올해의 사진을 놓았다.


이렇게 한 해 한 해 가족사진을 찍으며 성장하고, 늙어가는 세월을 기록하기로 했다.


벌써 내년이 기대가 되는 건 왜일까.


1년 동안 열심히 노력을 해서 나이를 거꾸로 먹냐는 말을 듣는 것이 소원이 된 지금...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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