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 소소하지만 확실한 여행> 00.
내게 여행은 일상을 잠시 일시 정지하고, 흥겨운 플레이리스트를 재생시키는 순간이다. 듣기만 해도 신나고 설렘이 가득하다. 이렇듯 여행은 일상의 활력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최소 1년에 한 번은 무조건 여행을 다니며 살 줄 알았다. 세계 여행하기, 해외에서 한 달간 살기, 나홀로 여행하기 등 버킷 리스트 중 대부분을 차지한 것도 여행이었다. 그렇게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을 것만 같던 여행이 전염병(코로나19)의 벽에 가로막혔다.
금방 끝날 줄만 알았던 전염병은 쉽사리 잦아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발이 꽁꽁 묶인 것도 모자라 내가 몸담고 있는 여행 업계까지 타격이 제법 컸다. 다행히 운이 좋아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지만, 어디론가 떠나지 못한다는 현실은 가혹했다.
하지만, 역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우리가 처한 상황에 맞게 여행은 변화했다.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호캉스, 다채로운 볼거리로 채워진 대형 카페 탐방, 가볍게 떠나는 피크닉 등. 과거엔 여행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지금은 여행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여행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쓸수 있는 연차를 긁어모아서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잠깐의 찰나만으로도 기분 전환을 하거나 새로운 설렘을 느꼈다면, 그것이 바로 여행이 된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선물한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단조로운 일상에 전염병까지 더해쳐 지칠 대로 지친 내게 한줄기 빛과 같았던 시간. 그래서인지 전염병 유행 이전의 여행보다 더욱 소중하고 의미 있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