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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시 Mar 17. 2022

이유식 식단표, 검색하시나요?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아기에게 어떤 메뉴를 어떻게  것인지 가장 고민이 되었다. 초기를 지나 중기 이유식을 시작하면 더욱 메뉴가 다양해지는데, 이유식 책의 부록 식단표나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식단표를 주로 참고하는  같았다.


영유아 식단을 작성했던 영양사이었기에 불편한 식단표들도 있었다. ' 식재료를 아기가 먹을  있다고?', '손이 많이 가는 메뉴들이 연속으로 있다니 만들기 힘들겠다'  의아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유식이나 유아식을 만드는 계절은 겨울인데 식단표에 오이가 들어간 메뉴가 있거나,  여름에 고구마 메뉴가 있는 경우가 있었다. 제철이 아닌 식재료는 가격도 비싸고 제철 식재료만큼 맛이나 영양가가 좋은 편도 아니다.


게다가 아기 컨디션에 따라 메뉴가 쉽게 바뀔  있는 부분을 고려하면 가정에서  달치 식단표를 먼저 작성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닌 듯했다.



 나도 처음엔 식단표를 작성해야 하나 싶었지만 당시 육아 상황은 그다지 규칙적이지 않았다. 아들은 절대 혼자 노는 법이 없었고 내가 잠시라도 시야에서  보이면 울고 보챘다. 짬이 나면 그때그때 빠르게 만들고 냉장고에  일치를 저장해두는 것이 최선이었다. 당장 내일 식단을 오늘 고민해도 괜찮았다.  아기에게  맞는 식단표는 인터넷에 없다. 


아기를 가장  아는 양육자가 직접 메뉴를 고민하며 식단을 작성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어떤 메뉴로 식단을 구성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면 가까운 시장이나 마트에 가보길 추천한다. (온라인에서는 제철 카테고리를 활용해보자!)


어떤 식재료들이 나와있는지 아기와 함께 구경했던 시간들이 생각보다 기억에 많이 남는다. "초록초록 오이가 마트에 있네? 오이는 씹으면 아삭아삭 소리가 ! 집에서 엄마랑 같이 먹어볼까?"라며 이야기를 해주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영양 교육이 된다. (이유식의 경우 식품 알레르기 확인을 위한 과정이므로 식단표가 없더라도 아기가 먹은 메뉴는  기록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적당한 제철 식재료를 구입했다면 비로소 식단이 아닌 메뉴를 검색을 했다. 예를 들어, 시금치라면 "시금치 이유식" 이렇게 검색하면 된다. 수백만 가지의 시금치와 관련된 이유식 레시피 중에서 아기가 좋아할 만한 메뉴를 선택하여 만들었다. 남편 저녁식사 메뉴도 비슷하게 만들어 간만 추가하거나 찌개,  종류로 만들어두었다.


아기가 어떤 메뉴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면 시금치와 관련된 메뉴  3가지를 골라 3일간 나누어 먹여보면 된다. 아기가 어떤 질감, 어떤 조리형태를 좋아하는지를 알게 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  점점 감이 생긴다.


식사를 만들고 남은 식재료는 잘게 썰어 아기에게 주어도 좋다. 푸드 브릿지의  방법으로 미리 식재료를 탐색하면서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를 줄여줄 것이다.


 매주,   이상은  마트에 들러 어떤 식재료가 나왔는지 둘러보곤 했다. 잠깐의 외출이지만 바람도 쐬고 식재료들을 보면서 메뉴를 떠올리기도 했다.



 작년 여름, 평소처럼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데 아기가 과일 코너에 가득 쌓여있는 빨간 자두에 관심을 보였다. 손을 뻗길래 손가락으로 조금만 만질  있게  줬다. 옹알옹알하며 웃길래 자두를  바구니 사들고 돌아왔다.


그리고 이유식 대신  볼에 자두를 모두 씻어서 마음껏 만지고 먹게  주었다. 나도 옆에 같이 앉아서 맛있게 먹으니 아기도 신나서  여기저기에 자두를 묻히며 열심히 먹었다. 아기와 함께  소소한 자두 파티가 나에겐 죽을 때까지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육아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기 식사에서 실패하고 싶지 않은 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아기에게만큼은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마음도 역시 이해한다.


그래서 아기 식단에 대한 부담을 조금만 덜었으면 좋겠다. 식단에 육아를 맞추기보다는  육아 상황에 맞게 식단을 맞춰보길 제안한다. 먹는 것은 즐거워야 하고 식사 시간은 행복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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